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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햄 볶아요" 금융권 구조조정의 그늘


입력 2014.08.24 15:49 수정 2014.08.24 16:23        김재현 기자

남직원 1명 퇴직할 때 여직원 2명 짐 싸

24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등 5개 금융업종에서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9개 회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6만2908명으로 1년 전 대비 5033명(3%) 감소했다. ⓒ데일리안

어느 한 옛 광고 카피처럼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문구가 생각나지만 이와 달리 "여자라서 햄 볶는다"는 문구도 유행이었다.

금융권 구조조정에서 여성들이 이같은 상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여성 직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직원 1명이 줄어들 때 여성 직원은 2명 꼴로 짐을 쌌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 금융사의 여성 직원은 20% 이상 줄며 감소세가 두드려졌다.

24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등 5개 금융업종에서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9개 회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6만2908명으로 1년 전 대비 5033명(3%) 감소했다.

남자 직원은 8만7182명에서 8만5394명으로 1788명(-2.1%) 줄었다. 여성 직원은 8만759명에서 7만7514명으로 3245명(-4%) 감소했다.

남자 직원 한 명이 일자리를 잃을 때 여직원은 2명이 회사를 떠난 셈이다.

특히 삼성 계열 금융사 여직원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 1년 새 39개 주요 금융사의 여성 감소 인원(3245명) 중 2009명(62%)이 삼성 계열 소속이었다.

삼성카드는 여직원 수가 1665명에서 1031명으로 38.1%나 줄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 1월 본사에서 콜센터 조직을 분리해 고객상담서비스 자회사로 분사 시키다 보니 여직원 인원이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고객서비스 질도 높이게 됐고 고용안정성도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은 각각 34.2%, 26.3% 감소했다.

삼성 계열 금융사를 제외하면 전체 직원 수 감소율은 –3%에서 –1.6%로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 여성 직원 감소폭도 –4%에서 –1.7%로 떨어진다.

업종별로도 삼성 금융 계열사가 속한 곳의 여직원 감소 비율이 컸다.

증권 업종(10개사)은 여직원이 1만313명에서 8779명으로 14.9%나 줄었다. 생명보험 업종(7개사)은 7781명에서 6691명으로 1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두 업종의 남자 직원 감소율은 –9.9%와 –5.8%로, 여성보다 40~60% 이상 적었다.

동양증권 여직원 감소율이 -41.4%로 가장 높았다. 뒤를 삼성증권(-34.2%), 대신증권(-25.6%), 우리투자증권(-16.4%), 하나대투증권(-9.3%) 등이 이었다.

생보 업종(7개사)에서는 삼성생명의 감소세가 유일하게 20%대였다. 동부생명(-5.9%), KDB생명(-5.4%), 미래에셋생명(-5.2%) 등은 5%대에 그쳤다.

카드 업종(6개사)의 경우 여직원은 6125명에서 5556명으로 9.3% 줄어든 반면, 남자 직원은 5939명에서 6031명으로 오히려 1.5%가 늘었다. 업종 간 고용 추이 비교를 위해 카드사는 매출액 상위 ‘톱10’만 조사했다.

분석 결과 삼성카드(-38.1%)만 여직원 수가 40% 가까이 줄었을 뿐, 신한카드(-2.1%)와 롯데카드(-0.2%)는 감소폭이 미미했다. 그리고 현대카드(8.6%), 하나SK카드(2.4%), KB국민카드(1.3%) 등은 오히려 여직원 수가 늘었다.

은행 업종(8개사)은 남녀가 동일하게 0.3%씩 감소했고, 손해보험 업종은 1% 안팎 늘었다.

조사 대상 39개 금융사 중 1년 새 여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지난 7월 대만 기업에 매각된 동양증권(-41.4%)이었다. 이어 삼성카드(-38.1%)→삼성증권(34.2%)→삼성생명(26.3%)→대신증권(25.6%)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남성 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 역시 동양증권(-30.3%)이었다. 삼성증권(-25.6%)→대신증권(-20.4%), 삼성생명(-9.3%) 순이었다.

여성 직원이 감소한 금융사는 25곳으로, 남성 직원이 줄어든 곳보다 4곳이 많았다.

김재현 기자 (s89115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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