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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의 유혹' 새정연 486들 학생운동 DNA 언제 버릴건가


입력 2014.08.29 11:44 수정 2014.08.29 13:37        조성완 기자

<기자수첩>김영오는 단식중단하라는데 추억을 잊지못해 거리 헤매다니...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진행했던 단식을 지난 28일 중단했다. 김 씨의 ‘단식 중단’을 위해 동조 단식을 시작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날 9일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새누리당과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는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만남을 연이어 갖고 차근차근 양측의 입장을 교환하며 조금씩이나마 물꼬를 트고 있다. 새누리당의 협상 파트너인 새정치연합이 ‘장외 투쟁’을 선언한 사이 양측은 ‘장내’에서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풀고 있는 것이다.

장외 투쟁의 명분과 동력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도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씨가 가족대책위 대변인을 통해 “야당 의원들도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들어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새정치연합의 선택지는 이미 정해진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전히 명분도 실리도 없는 단식 투쟁을 이어가는 의원들이 있다.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을 중심으로 같은 당 김광진·도종환·이학영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정 의원은 김 씨의 단식 중단 권유에 대해 “유민 아빠가 단식을 중단해도 국민들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이곳 광화문 국민 단식장을 계속 지키고자 한다”고 당분간 단식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이학영 의원도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유가족들을 지원하고 함께 하고자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이 오늘부터 릴레이 단식농성으로 이어가고자 한다”며 “오늘은 나와 도종환·김광진 의원이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씨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했던 의원들이 이제는 오히려 김 씨의 단식 중단 요청을 거부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당초 동조 단식을 시작한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면책특권도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서만 허용한 것에 비춰볼 때 의원들의 주 활동무대는 국회가 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같은 당 김영환 의원은 29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국회를 버리는 것은 아주 바보 같은 짓이다. 의원이 국회를 지키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더 강경한 투쟁은 없다”며 “과거에 해 왔던 식의 장외투쟁, 농성, 단식, 또 삭발, 이런 투쟁 방식은 국민의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반민주 시대가 지난 후에 역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서, 또 여당을 견제하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이런 방식이야말로 가장 합당하고 온당한 방식”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 말 그대로다. 혹시 일부 의원들의 몸속에 아직까지 과거 학생운동권의 ‘DNA’가 남아있다면 이제는 버려야한다. 그 때는 아스팔트를 무대로 한 장외 투쟁이 자신의 주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국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 아직도 추억 속에 파묻혀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한다면 ‘국민의 대표’라는 자격을 내려놓아야 한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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