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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빅맥' 박병호 대포, 넥센 야망도 깨웠다


입력 2014.09.10 08:59 수정 2014.09.10 10:1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연일 홈런쇼 휘파람 불며 50홈런 고지 눈앞

선두 삼성 하락세 맞물려 2.5게임차 추격

넥센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한국형 빅맥' 박병호의 괴력포다. ⓒ 연합뉴스

막판 넥센의 추격이 만만찮다.

한때 1위 삼성과 7.5경기 차까지 벌어져 사실상 2위에 만족할 뻔 했던 넥센의 야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7.5경기 차 2위에 있던 선두 경쟁이 지금은 2.5경기 차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불과 보름 여 만에 벌어진 지각변동이다.

2위 넥센의 상승세와 1위 삼성의 급락세가 맞물리면서 선두 경쟁은 점입가경.

넥센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한국형 빅맥' 박병호의 괴력포다. 9월 5경기에서 7개의 대포를 가동 중이다. 심지어 지난 4일 목동구장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넥센을 끓게 했다. 전날까지 42홈런이던 박병호의 시즌 홈런은 무려 46개로 치솟았다.

이어 7일 목동 롯데전에서 선발 쉐인 유먼으로부터 시즌 47호 솔로포를 쏘아올린 뒤 8일 목동 한화전에서도 선발 앤드류 앨버스를 상대로 시즌 48호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틀 연속 외국인 좌완 투수를 상대로 목동에서 터뜨린 홈런포다.

50홈런을 2개 앞둔 박병호의 홈런쇼를 등에 업은 넥센은 2연승 가도를 달리며 삼성에 이어 70승 고지에 두 번째로 안착했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은 시즌 19승으로 대망의 20승에 단 1승만 남겨뒀다. 지난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의 시즌 22승 이후 7년 만의 20승 투수 탄생이 초읽기에 접어든 것.

박병호가 타선에서 이끌고 벤 헤켄이 마운드를 지키는 넥센은 리그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보유한 셈이다. 리그 최고의 투타 리더 덕분에 선두 삼성에 2.5경기 차 2위로 근접, 정규시즌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게 됐다. 박병호는 괴력의 대포쇼, 넥센은 파죽의 상승세 그야말로 되는 집안에서 일어나는 겹경사다.

지난 2003년 '헤라클레스' 심정수(당시 현대, 넥센 전신)의 시즌 53홈런 이후 우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박병호의 잔여경기는 13. 2.4경기당 1홈런 페이스를 기록 중인 박병호의 추세를 감안하면 2003년 심정수가 기록한 우타자 최다 홈런기록인 시즌 53홈런도 가능하다.

게다가 한국프로야구 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이승엽(삼성)의 56홈런도 전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한 경기 4홈런 등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의 무서운 장타력을 떠올릴 때, 심정수를 넘어 이승엽도 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한국형 빅맥' 박병호가 '헤라클레스' 심정수의 53홈런을 넘어서면 역대 우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넥센의 무서운 뒷심에 선두 삼성은 주눅 든 분위기다. 9일 마산구장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3-6 역전패를 당하고 무너졌다. 10회 말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차우찬이 이종욱에게 역전 끝내기 만루포를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진 것.

마무리 임창용을 내보지도 못하고 역전 만루포를 허용한 충격은 단순한 1패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동안 리그 최강의 입지를 구축해 온 삼성의 자존심 최강 불펜이 붕괴됐기 때문. 올 시즌 마무리로 돌아온 임창용이 28세이브를 올렸지만 9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역대 2번째 최다 블론 세이브의 수모다.

임창용의 시즌 평균자책점 5.85는 9개 구단 마무리 중 가장 높다. 안정권, KO펀치, 쌍권총 등등 삼성의 막강 불펜을 지칭하던 화려한 대명사도 빛바랜 훈장. 차우찬-안지만-임창용의 삼성 불펜보다 오히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구축된 넥센의 필승조가 더 안정감 있다.

삼성이 시즌 막판 급격히 흔들리면서 4년 연속 정규시즌 1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쇼를 앞세우며 팀 창단 이후 첫 정규시즌 1위의 야심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이 채태인-박한이-최형우-이승엽 등 좌타 위주라면 넥센은 이택근-박병호-강정호-류한준 등으로 이어지는 우타 중심라인이 대조를 이룬다.

현재 페이스는 'ML급 유격수' 강정호와 박병호가 이끄는 넥센이 삼성의 좌타라인에 힘에서 앞선다. 팀 타율 역시 3할이 넘는 두 팀의 대결도 용호상박이다. 팀타율 0.303의 삼성과 0.301의 넥센이 1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넥센이 삼성을 누른 힘은 역시 장타력이다. 9개 구단 중 팀 장타율이 5할을 상회하는 팀은 단 한 팀. 바로 넥센의 0.519이다. 박병호의 힘을 앞세운 넥센은 호시탐탐 1위를 노리고 있다.

관건은 잔여 경기수다. 13경기 남겨둔 넥센과 달리 110경기를 소화한 삼성은 18경기나 남겨뒀다. 넥센보다 5경기 더 남겨둔 삼성이 시즌 막판 승수 쌓기엔 유리한 입장. 하위권 순위가 결정된 시즌 종반엔 총력전을 펼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삼성이 방심할 수 없는 이유가 올해는 있다. 바로 물고물린 4위권 전투다. 3위 NC까지는 가을야구에 안정권이지만 4위 LG와 9위 한화까지 5경기차. 4강 가시권인 7위 롯데와 LG는 2.5 경기차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4강 티켓 한 장을 남겨둔 싸움이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넥센보다 5경기 더 남겨둔 삼성 입장에선 총력전을 펼치는 하위권 팀과 치열한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넥센은 4강 싸움을 펼치는 하위권의 분전에 기대해 볼 수 있다. 삼성과 넥센의 잔여경기는 우천 취소된 1경기. 그 1경기가 시즌 1위의 희비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의 50홈런, 밴 헤켄의 20승 대기록 초읽기, 그리고 창단 이후 첫 정규시즌 1위를 노리는 팀 성적 등 상승세에 오른 넥센의 가을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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