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박 대통령에 '수첩공주' 폄하보다..."
"새누리당 단순히 보수정당이 아니라 중도보수정당으로 봐야"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50%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는 배경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구도 설정에 주목했다.
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100% 국민과 함께한다, 신뢰와 통합, 이것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지난 2년을 보면 사실 그렇지 않다”며 “어떻게 보면 분명하게 진영의 정치를 하고 있다. 보수 우위의 운동장에 서있는 진영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과 관련된 국정원법 개혁 문제나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국민적 요구, 이런 데 있어서 분명히 거리를 두는 진영의 정치를 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이 볼 때에는, 그 진영의 정치를 통해서 보수 지지자들은 확고한 신뢰와 단결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은) 여의도에 대해선 민생 대 반민생이라는 대결구도, 여의도를 굉장히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거리를 두는 행보를 쭉 해오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민생, 이런 민생 대 반민생이란 구도를 가져다가 설정함으로써 안정된 지지율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 의원은 이 같은 주장이 참여정부 때 한나라당에서 구사했던 논법과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영의 정치를 했다. 확실하게 진영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표방했다”며 “그래서 활성화된 그 진영을 활성화시켜서 역사를 바꾸려고 하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한 진영의 정치를 하면서 반대 진영에 대해서는 경제와 민생이라는 것을 자기가 독점하는, 아무래도 대통령의 스피커 볼륨이 강하다보니까 그것을 독점함으로써 자신의 장점은 극대화 하고 단점은 은폐하고, 이런 정치적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 의원은 위와 같은 이유로 박 대통령을 폄하하기보다는 야당의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늘 박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 ‘수첩공주다’(라고 말하는데), 물론 그런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이회창 시대에서 한나라당은 30% 중반의 지지율, 지금은 40% 중반의 지지율 갖고 있다고 한다면 단순히 보수정당이 아니라 중도보수정당으로 봐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그 기반 위에서 박 대통령이 그런 지지율 갖고 있다고 했을 때 단순히 수첩공주라고 폄하하는 것보다는 ‘박근혜’를 넘어선 우리의 대안,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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