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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련 혁신위 "문재인 전대 불출마해야"


입력 2014.11.03 20:22 수정 2014.11.03 20:33        이슬기 기자

정치혁신실천위 주최 '계파주의 극복과 당 혁신 방안' 토론회

의원들 "계파문제 그리 심각지 않다" 교수들 "치열하지 못해"

김태일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가 3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주의 극복 방안 중 하나로 “현재 비대위원회에 참여한 지도자들은 다음 전당대회 때 출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민주당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찬반검토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태일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가 3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주의 극복 방안 중 하나로 “현재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지도자들은 다음 전당대회 때 출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주최하는 ‘계파주의 극복과 당 혁신 방안’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현재 비상대책위원회가 계파정치를 현실화한 연합체라고 조롱받고 있으며, 그 연합에 참여한 분들이 다음 전당대회에서 고스란히 지도부가 될 경우 새정치연합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지지자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소위 ‘친노계’를 향해 “현재 새정치연합의 문제는 최대, 최강 계파의 패권주의 문제”라고 재차 지적한 후, “전당대회에 불출마 하는 등의 구상을 최대, 최강 계파의 지도자가 솔선해서 이끌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어 “나는 과거에 새정치연합의 집단적 기억력이 2주 또는 보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기간동안 계파정치가 잠시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특수이해가 고개를 든다는 것”이라며 “현재 비대위가 당의 위기와 혁신을 위해 머리 맞대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 다음 전당대회라는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게 사실이 아니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노계’의 수장격인 문재인 의원은 “나도 잠깐 자료집만 보러 들러서, 내가 짧은 이야기만 듣고 뭐라고 답하기가 좀 그렇다”라고 거리를 둔 후, “방금 기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바로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미묘한 문제다”라면서도 “우리 전대도 기존 룰이 있다. 전대가 얼마 안 남았는데 이제 와서 룰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라고 답했다.

의원들 "계파문제 그리 심각하지 않다" 교수들 "문제의식 치열하지 못해"

이날 토론회에서 혁신위 소속 의원들은 “계파 구분자체가 모호하다”거나 “실제 계파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가 교수들로부터 “문제의식부터 치열하지 못하다”는 쓴 소리를 연달아 들었다.

홍종학 의원은 “계파논의보다 더 중요한 당내 문제가 많은데, 우리를 적대시하는 진영에서 새정치연합을 무력화시키기위해 계파논의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2012년 대선에 패배한 것이 계파때문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선 패배 이유를 잘 논의했어야 하는데, 당시 대선평가위원회에서 그 작업을 못하고 쓰레기 보고서만 냈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당내에서 많은 이들이 2002년 대선승리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성공신화는 이미 12년이나 지났고 이제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계파논의가 이러한 논의를 제대로 못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면 이런 계파논란이 없었을 거다. 우리의 목표는 집권 이후 성공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니까 이런 논의를 빨리 종식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김경협 의원은 친노-비노 등으로 구분되는 계파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친노-비노 구분 자체가 대단히 정략적 의도를 갖고 있다. 이런 방식에 의해 편익을 취하는 세력이 따로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내가 많은 의원들에게 ‘비노에 속하느냐’고 물으면 다들 아니라고 한다. 친노가 누군지 모르니까 차라리 친노를 만든 다음에 해체해야겠다는 말도 하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세월호법, 기초공천문제 등을 갖고 당내 여러 가지 논쟁을 벌이는 것을 봐도 딱히 친노-비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그런데 일단 친노-비노로 나뉘어지고 이 구분이 부각되는 순간 모든 문제에 대한 당의 대응력이 대단히 무기력해진다. 실제 당내 계파 문제는 그렇게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수는 “답답해진다”고 헛웃음을 내뱉은 후, “계파문제는 당내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인 동시에 다른 문제들 때문에 일어난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에 양면이 다 존재한다”면서도 “여론조사상 국민의 60%가 ‘계파가 존재하고 계파가 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는데 계파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실제 존재하는 것 이상으로 프레임에 의해 강화되고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오늘 토론회 제목이 ‘계파주의 극복과 당 혁신 방안’인데 이것 자체가 계파주의의 존재를 전제로 한 거 아니냐. 문제의식이 치열하지 못하다”며 “현재 계파논쟁을 중지해야하고 새정치연합의 계파가 정략적인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김 교수는 “계파문제는 새정치연합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누리당 역시 친이-친박 역시 계파로 나뉘어 싸웠다. 그 퇴행적 행태는 계파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지 않고는 정권창출을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승리하게 했던 정신이 지금은 (당내에) 없다. 그 이유 중 큰 것이 분명 계파때문이라는 진단이 이미 내려졌는데 왜 이것을 자꾸 거부하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오는 5일 ‘혁신모임’과 조찬간담회를 비롯해 ‘민집모’(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 등 당내 다양한 그룹들과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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