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의리사커’와 특혜논란의 중심에서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박주영이 대표팀에 복귀했다. ⓒ 연합뉴스
중동 원정 2연전을 앞둔 슈틸리케호의 최대 화두는 '홍명보 패밀리의 귀환'이다.
슈틸리케호는 14일 오후 11시30분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 18일 오후 9시 55분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슈틸리케호 출범 후 첫 원정길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2014 브라질월드컵 멤버들이 대거 합류한 것이 눈에 띈다. 박주영, 윤석영, 정성룡, 홍정호 등 월드컵 때 유독 부진했던 선수들이 모두 복귀한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던 구자철은 이번 슈틸리케호에서 첫 주장으로 발탁됐다.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기도 했던 이 선수들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기량과 상관없이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꼽혔던 선수들이다. 당시 소속팀에서 거의 출전 기회도 잡지 못하거나, 극도로 부진한 선수들이 대표팀 주전 자리를 꿰차며 '의리사커'와 특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홍명보호는 역대 가장 실패한 대표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몇 달 사이 상황이 또다시 반전됐다. 월드컵 이후 부침을 겪었던 몇몇 선수들이 새로운 소속팀을 구하거나 주전 경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입지가 달라졌다.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벤치를 전전하다가 최근 주전 풀백으로 부상한 윤석영은 가장 드라마틱한 케이스다. 윤석영은 시즌 초반만 해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최근 들어 좋은 활약으로 모습을 대표팀 복귀 기회를 잡았다.
운도 따랐다. 윤석영과 포지션 경쟁자로 꼽히던 김진수가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고, 박주호도 행정적인 문제로 요르단전만 마치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기 명단에 있던 윤석영이 이란전에서 주전 풀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드컵 이후 한동안 무적 신세였던 박주영은 최근 중동의 알 샤밥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대표팀이 최근 이동국과 김신욱의 연이은 부상으로 주전 공격진이 무주공산이 됨에 따라 또 다른 중동파 이근호와 함께 슈틸리케호에 첫 승선하는 행운을 누렸다.
정성룡 역시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대표팀에 복귀하며 기존 김승규-김진현과 다시 경쟁구도에 돌입하게 됐다.
물론 이들이 처한 상황은 예전과는 다르다. 이름값에 대한 편애와 무조건적인 신임을 아끼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과 달리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베이스'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약속한 상황이다. 내년 1월로 다가온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활약할 만한 선수 자원을 최대한 점검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에 씻을 수없는 오점을 남겼던 몇몇 선수들에게는 개인의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대표팀과 팬들을 위한 '속죄'의 의미가 큰 소집이다. 슈틸리케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소집이기에 백의종군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