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비 갱신 거부는 표현의 자유 침해"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의 현립 공원 안에 건립된 조선인 강제연행 희생자 추도비 철거 움직임과 관련해 이 추도비를 관리하는 시민단체가 13일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조선인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은 이날 군마현 당국이 추도비 설치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이라며 갱신불허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마에바시 지방법원에 냈다.
이 모임은 "행정기관이 시민단체의 특정 발언을 '정치적'으로 규정해 이미 설치된 위령비의 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는 일제 강점기 때 군마현 내 공장과 공사 현장으로 강제 징용돼 사고와 가혹한 노동 등으로 희생된 조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2004년 이곳에 건립됐다.
군마현 당국은 추도비 철거를 요구해온 현 내 보수시민단체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7월 추도비 설치허가 갱신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 보수단체는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 측이 매년 추도 집회에서 조선인 강제연행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등 반일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추도비는 10년마다 설치허가를 갱신하는 조건으로 건립됐고 추도비 앞면에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 뒷면에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하는 내용이 한글과 일본어로 쓰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