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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어떻게 대표팀 주적이 되었나


입력 2014.11.18 10:07 수정 2014.11.18 13: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역대 전적 9승 7무 11패 열세, 원정서는 아예 무승

케이로스 감독의 도발,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

대표팀은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서 박지성의 골로 이란의 본선행을 좌절시켰다. ⓒ 게티이미지

중동 원정의 대미를 장식할 상대는 ‘숙적’ 이란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9시 55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치른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중동 최강자 이란은 대표팀이 반드시 꺾어야할 라이벌이자 ‘주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한국과 이란의 맞대결은 아시아가 주목하는 빅매치로까지 위치가 격상됐다.

이란과의 역대 상대 전적은 27전 9승 7무 11패로 열세다. 최근 10경기에서는 2승 4무 4패로 더욱 밀렸다. 특히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아직까지 승리한 적이 없다. 2무 2패로 밀리는 상황이다.

툭하면 쓰러지는 일명 ‘침대 축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0년대 이후에는 득점조차 곤란한 대표팀이다. 한국은 2005년 서울서 열린 친선전서 2-0으로 승리한 뒤 이후 9경기서 1골 이상 넣어보질 못했다. 이 가운데 5경기는 아예 무득점이었다.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경기는 지난해 6월 울산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최종전이다. 당시 대표팀은 0-1 패했다.

경기에 앞서 이란을 이끌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입은 최강희 감독의 합성 사진을 자신의 가슴에 부착하고 사진을 찍은 바 있다. 상대팀 감독을 조롱하려는 비겁한 도발이자 신경전이었다.

그리고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승리에 도취된 듯 한국 벤치로 다가가 ‘주먹감자’를 날려 축구팬들의 공분을 자아내게 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여전히 이란을 이끌고 있다.

선수들 역시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란은 후반 15분 선제골을 넣자 약속이라도 한 듯 이른바 ‘침대축구’의 진수를 선보이며 시간을 끄는데 주력했다. 게다가 일부 이란 선수들은 경기 후 한국 관중들을 향해 이란 국기를 흔들고 혀를 내미는 등 몰상식한 도발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나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이란과 만났다. 원정 1차전에 앞서 이란의 스타플레이어 네쿠남은 “한국 축구의 지옥이 될 것”이라고 도발하자 박지성은 “천당이 될 지, 지옥이 될 지는 경기 후 얘기하자”고 맞받아쳤다.

이란은 후반 13분 네쿠남이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경기 막판 박지성이 골대를 맞고 나온 기성용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서울서 열린 2차전에서는 다시 한 번 박지성이 동점골로 이란을 울렸다. 이날 무승부로 이란은 북한에 밀려 다잡았던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허공에 날리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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