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흥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가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5일부터 7일까지 관객 48만1138명을 모아 누적 관객수 910만1673명을 기록했다.
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2009·1362만)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014·1029만명)에 이은 역대 외화 흥행 3위에 해당한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측은 "아이맥스 재상영에 따라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인터스텔라'가 전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은 게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10대: 에듀테인먼트로서의 접근
우선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영화로서 10대 관객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워너브러더스의 설명이다.
2009년부터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물리1'에 상대성이론 과정이 포함된 덕분에 10대 관객층의 경우 천체 물리학에 대해 20대 중후반, 30대 층보다 익숙하다. '인터스텔라'가 소재에서 여러 과학 분야를 융합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 학생들이 관련 이론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
영화가 던진 과학적 난제가 학생들에게는 이미 배웠던 것들,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 지적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우주를 꿈꾸게 한다. 만약 천체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중학생이라면 이 영화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20·30대: 놀란 감독에 대한 애정과 아이맥스 예매 전쟁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국내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다. 철학적 세계관('다크 나이트' 시리즈), 생각을 훔치는 전쟁('인셉션') 등 전작들이 보여준 기발함이 신뢰감을 형성한 가운데 '인터스텔라'에서는 우주로까지 뻗어 나간 상상력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개봉 전부터 스티븐 스필버그가 원래 감독으로 내정돼 있었다는 것,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대학에서 4년 동안 물리학을 공부했다는 사실, 세계적 물리학자 킵 손의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들이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자아냈다.
또한 "'인터스텔라'는 아이맥스에서 봐야 한다"는 말이 돌면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품귀 현상과 희소성의 가치가 아이맥스 암표 등장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CGV 아이맥스에서 '인터스텔라'가 90%가 넘는 점유율까지 치솟는 등 올해 아이맥스 최고 점유율 기록을 세웠다.
40·50대: 시공을 초월한 사랑, 가족애에 대한 공감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엔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점은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지구와 우주, 태양계와 은하계를 떠나 도착한 새로운 행성이 보여주는 광활함 뒤에 딸을 향한 아버지의 부정과 가족애, 후세를 생각하는 어른으로서의 정의 등이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가장 과학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아버지와 딸의 사랑이 전면에 드러나는 가족애를 강조한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가족 관객에게 먹혔다는 게 워너브러더스의 분석이다.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나 롯데시네마 등 각종 예매 사이트에서도 40대와 여성의 예매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mm필름 카메라 촬영과 상영관 개봉, 실제 우주선 제작, 60만평의 옥수수 재배, 골판지로 만든 모래먼지의 구현 등으로 영화 곳곳에 자리 잡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증명해 보인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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