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문건=서향희 문건'? 청와대 "대부분 동향 보고서"
"조응천이 청와대에 제출한 128쪽 사본 대부분이 서향희 동향" 주장나와
청와대에서 유출된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중에는 박지만 EG 회장 부인인 서향희(40) 변호사 관련 동향 보고서도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 관계자 명의로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응천(52)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난 뒤인 올해 6월 ‘유출이 심각하다’며 오모(44) 행정관을 통해 유출 문건들의 사본 128페이지를 청와대에 제출했다”며 “대부분이 서 변호사 관련 동향 보고서”라고 말했다.
그는 “(문건들 가운데) 시사저널이 지난 3월 보도한 미행설 등 박 회장 본인에 관한 것은 한 건도 없었다”며 “전부가 서 변호사와 EG 임원 등 박 회장 측근 인사의 동향을 담은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이 지난 6월 초 오 행정관을 통해 낸 자료는 유출경위 보고서, 유출 문건들의 사본, 세계일보 조모 기자와 서울경찰청 정보분실 경찰관의 대화 녹취록 등이었다.
경위보고서에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된 경찰관 중 누군가가 박관천(48) 경정이 작성한 문건을 절취해 대검 수사관을 통해 세계일보 조 기자에게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으니 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진위와 유출경위를 수사 중인 검찰은 박지만 EG그룹 회장을 출국금지하고 이르면 다음주 초 참고인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 회장이 이번 파문의 핵심인 '청와대 문건'을 받아 봤는지, 국가정보원과 청와대에 본인과 관련된 문건의 유출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본 것으로 알려진 100여쪽의 문건이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들고나갔던 문건인지, 아니면 또 다른 청와대 문건인지 등을 확인하고 이들 문건과 관련한 사후 처리 과정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소환 조사를 통해 박 회장과 정윤회씨 사이의 권력 암투설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문을 일으킨 이번 문건의 작성과 유출 등을 둘러싼 논란이 두 사람의 관계에서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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