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정윤회 말고 이석기랑 싸워라" 야당 "개그하나"
<긴급현안질의>"정윤회 사건에 야당의 거짓선동 시작 예감"
"북한 조의 표하기 위해 방북? 한국정부가 승인해주는 게 맞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싸워야 할 상대는 정윤회가 아니라 이석기, 황선, 신은미에요!”
“지금 현안질의가 아니라 현안 개그합니까?”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문건 유출과 종북콘서트 논란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격돌했다.
이날 충돌은 김 의원이 단상에 오르면서부터 시작됐다. 김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며 “정윤회 사건을 접하면서 ‘야당이 또 거짓선동을 시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야당의원석에서는 김 의원을 비웃는 큰 웃음이 쏟아졌고 한 야당 의원은 “시작하긴 뭘 시작해”라고 고함을 쳤다.
김 의원은 “신문에 나오는 것은 모두 다 사실인가?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정했다고 하는데 정작 정한 것은 야당의 선동”이라면서 “제기된 의혹과 검찰이 수사한 결과가 다르면 다 부실수사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면 의혹을 사실이라고 단정하면 되지, 뭐하러 수사하나?”라며 “이렇게 매도하고 난도질 해놓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오면 관련자들은 누가 책임지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김진태 의원이 책임지세요”, “여당에서 책임져야죠”라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정윤회 씨의 19살짜리 딸이 만약 피나는 노력으로 인해 금메달을 딴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야당을 겨냥했고 야당 의원석에서는 “어허!”, “그게 아니잖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지난 국정원댓글사건 당시 원세훈, 김용판 꼴은 당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윤회도 그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라고 주장했고, 서영교 새정치연합 의원은 “아이고, 정윤회가 고맙다고 전화하겠네”라고 응수했다. 이에 일부 여당 의원은 “조용히 좀 하세요!”라고 야당을 향해 고함을 치기도 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파문을 놓고 진행되던 공방은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을 향했고 이어 종북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이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맞아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방북하는 것에 대해 “부자 세습을 위해 300만 동포를 굶겨죽인 장본인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해 방북한다는 것을 한국 정부에서 승인해주는 게 맞나”라고 열을 올렸다. 그러자 서 의원은 “외교의 외자도 모르는 김진태 의원님!”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김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방침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는 정당에까지 손을 내미는 제 1야당”이라며 “이러니까 종북콘서트가 판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홍원 총리를 앞에 두고 “토크콘서트에서 폭발물을 던지 고3 학생이 구속됐는데 종북세력을 몰기 위해 오죽 했으면 폭탄을 투척했겠나”라며 “이제라도 신은미와 황선을 구속하라”고 주장하자 야당 의원석에서는 또 다시 고성이 쏟아져 나왔다. 다수의 의원들이 한꺼번에 소리쳐 뭐라 말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끝까지 “새정치연합이 싸워야할 사람은 정윤회가 아니고 신은미와 황선이다. 번지수 잘못 찾았다”라며 “의혹은 경찰수사에 맡겨두고 정치권은 민생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야당은 더 이상 근거 없는 정쟁을 중단해달라”고 열을 올리며 질의를 마쳤다.
야당 의원들은 단상을 내려가는 김 의원을 향해 “지금 현안 질의가 아니라 현안 개그합니까”라며 “김진태 의원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받겠네요”라고 하면서 비꼬았다.
지나치게 과열된 현안 질의에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긴급 현안 질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지만 여야의 고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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