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애슐리 퀸즈'로 외식 고급화 성공할까?

김영진 기자

입력 2014.12.21 13:29  수정 2014.12.21 20:32

[르포] 애슐리 퀸즈, 대기시간만 2시간 넘어...고급화까지는 아직

이랜드에서 지난 16일 오픈한 애슐리 퀸즈 압구정점 매장.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이랜드그룹이 외식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랜드 계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애슐리, 자연별곡 등을 지속 확장하며 침체 기로에 서 있는 외식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애슐리는 2000년대 초반 빕스, 세븐스프링스 등 2만원대가 넘는 뷔페 레스토랑이 즐비하던 때에 9900원이라는 '가성비'가 높은 브랜드를 론칭해 주목을 받았다. 어느새 애슐리는 '애슐리W프리미엄', '애슐리W플러스' 등으로 진화하며 매장도 150개를 넘어섰다.

그중 이랜드가 지난 16일 서울 압구정에 오픈한 '애슐리 퀸즈(이하 퀸즈)'는 애슐리 고급화의 정점에 서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퀸즈 1호점은 지하철역 압구정역과도 가깝고 현대백화점과 현대아파트도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퀸즈가 입점한 극동스포츠센터 지하는 이전 드마리스라는 씨푸드 뷔페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랜드는 이곳에 퀸즈와 함께 자연별곡까지 입점 시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퀸즈를 찾은 지난 20일은 오픈한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 대기시간만 2시간이 넘었다. 예약을 하려 해도 계속 통화중인데다 어렵게 통화가 됐음에도 예약이 찼다는 답을 들었다.

퀸즈 매장 전체 인테리어는 아메리칸 다이닝과 영국 애프터눈티 콘셉트를 섞어 놓은 느낌이다. 요즘 유행하는 모던하고 빈티지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매장 곳곳에는 휘트니휴스턴, 줄리아로버츠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영화포스터 사진과 영화 의상이 전시돼 있었다. 이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개인 소장품이라고 한다. 박 회장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영화포스터와 의상 등을 경매를 통해 주로 구매한다고 한다.

개인의 취향에 대해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할리우드 배우들의 사진과 의상을 매장에 전시하면서 오히려 매장 분위기가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랜드는 외식의 고급화를 지향하면서 매장에 여러 투자를 했지만 고급스럽다거나 새롭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음식은 기존 주문을 해서 먹을 수 있었던 스테이크를 기본으로 제공해 준다. 또 중식, 이탈리안, 스시, 디저트 등 섹션별로 구분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바리스타 바도 따로 있어 직접 커피를 주문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최근 디저트 인기를 반영한 듯 디저트 존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애슐리 퀸즈에 입장하기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전체적인 음식의 맛은 기본 정도는 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매쉬포테이토는 마치 미국에서 먹던 맛과 유사했다. 스테이크도 기본 이상은 했다. 특히 아시안푸드의 맛이 좋았다. 탕수육에서 냄새도 많이 나지 않았고 중식에 제한하지 않고 동남아 및 아메리칸 중식을 지향한 점이 좋아 보였다.

다만 초밥의 경우 밥을 너무 많이 넣어 덜어 먹을 정도였다. 디저트 존에 있는 티라미슈 역시 맛을 조금이라도 사람은 숟가락을 놓을 정도였다.

2만원대 레스토랑에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뷔페 레스토랑은 미식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스테이크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나이프가 부족한 점은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독일제 나이프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너무 부족했다.

나이프가 없다고 하니 주방 직원이 어디서 나이프를 한개 찾아 수건으로 닦아 줬는데, 비위생적으로 보여 포크 두개로 스테이크를 뜯어 먹었다.

매장 안 직원들은 많아 보이기는 했지만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바리스타 바 안에 세 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과연 거기에 그 정도 인력이 필요할까 싶다.

직원들은 많은데 접시를 치우는 속도도 다른 레스토랑과 비교해 느렸고 직원들의 표정이 전체적으로 밝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자연별곡을 방문했을 때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와인도 무제한 제공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손님들도 여럿 보였다. 아이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 주류는 판매하더라도 유료로 판매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이다.

결론은 퀸즈의 전체적인 평가는 가성비가 높은 레스토랑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2만원대 후반의 가격에 스테이크에 다양한 디저트, 와인까지 맛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음식의 질을 논하고 한 음식에 집중해서 먹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한 곳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이랜드는 퀸즈를 통해 외식의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왜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지 근본에서 원인을 찾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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