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원' 우리카드 사장 연임 가능성 높아
강원 사장, 이광구 차기 행장보다 나이 많고 입행 선배
유구현 전 부행장, 강원 사장 모두 '이순우 라인'으로 불려
임기를 하루 앞둔 강원 우리카드 사장이 차기 수장으로 연임하거나 당분간 유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원 우리카드 사장의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이는 이광구 차기 우리은행장의 임기 시작일이기도 하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질 때까지만 하더라도 강 사장의 연임은 확실해 보였다. 성균관대 출신인 이 행장과 강 사장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강 사장의 위기론도 함께 부상했다. 이후 새롭게 우리카드 신임 사장 후보로 떠오른 게 유구현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다.
지난 9일 임기가 끝난 유 전 부행장은 대구고 출신이다. 이순우 행장도 대구고 출신으로 강 사장과 유 전 부행장 모두 이 행장과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 이 점에서 강 사장과 이 전 부행장 모두 '이순우 라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내정자의 기준으로 따져보면 강 사장과 유 전 부행장 모두 큰 연이 없다. 유일하게 상업은행 출신이라는 공통점만 가진다.
나이로 따지면 유 전 부행장이 강 사장보다 더 유리한 점이 있다. 유 전 부행장은 1957년생으로 이 내정자와 같다. 반면 강 사장은 1956년생으로 이들보다 한 살 더 많다.
입행 시기도 강 사장이 앞서고 있다. 강 사장은 1978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 내정자는 다음해인 1979년, 유 전 부행장은 1982년 입행했다. 강 사장이 인생 선배이면서 사회 선배라는 점은 이 내정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유 전 부행장보다 강 사장이 연임하거나 당분간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강 사장이 우리카드를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 일례로 우리카드의 밀리언셀러인 '다모아카드'의 경우 강 사장이 "이 좋은 상품을 왜 밀어주지 않느냐"고 지적하면서 다시 시장에서 주목받게 됐다. 이후 다모아카드는 카드업계 차트 역주행을 보이며 우리카드의 대표카드로 자리 잡았다.
체크카드 시장에서 우리카드의 돌풍도 무섭다. 지난 3분기 우리카드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174억원)보다 1조1173억원 늘어난 4조291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다음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강 사장 재임 기간 우리카드는 시장점유율을 1%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분사 이후 순항하고 있는 우리카드에 이 내정자가 CEO 리스크라는 부담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분사 2년도 되지 않아 사장만 3번 바꾸면, 내부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강원 사장의 연임과 유구현 전 우리은행 부행장 중 한 명이 차기 우리카드 사장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임원인사 관련 결정된 것이 없어 당분간 강원 사장이 유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