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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의 오지랖, 9.11 테러 선동한 자도 구명할건가


입력 2014.12.30 09:34 수정 2014.12.30 09:42        하윤아 기자

국보법 근거로 '인권' 언급 "과거 체제에 대한 편견"

혐의 사실 진위 상관 안한다는건 자주국가 불인정 의미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지난 8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79년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찍은 기념사진. 영부인 역할을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도 보인다.ⓒ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인권 단체 ‘카터센터’가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구명을 위해 성명서를 낸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인권’을 근거로 이 전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성명서 내용은 오히려 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카터센터에서 우리나라 대법원에 보낸 탄원서와 관련 “전반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유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와 개인의 인권 신장을 위해 70년대 한국 권위주의 정부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했던 부분은 이해하지만 지금 이석기 재판의 핵심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사법적 판단”이라며 “상황 자체에 대한 정확하지 못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잘못된 판단의 결과”라고 말했다.

카터센터가 1987년 이전에 확립된 국가보안법을 거론하며 이 전 의원의 구명을 언급한 점에 대해서는 “카터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과거 체제에 대한 편견이 그동안 얼마만큼 우리 사회가 바뀌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흐리고 있다”고 입장을 표했다.

카터센터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선고 하루 전날인 지난 18일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유죄 판결에 대한 성명서’를 우편을 통해 대법원에 발송한 바 있다.

카터센터는 해당 서한에서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인 소송에서 제시된 사실들의 진위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군사 독재 시절인 1987년 이전에 만들어진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에 기초해 선고됐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터센터는 카터 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이 아시아와 세계정세에서 인권 지도자로서 필수적 역할을 확대하려면 국보법 때문에 위험에 처한 인권에 관해 모든 한국 시민들이 온전히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의 대통령을 역임한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부터 퇴임 후까지 전 세계 인권 문제와 민주화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이른바 평화정치를 내세우며 제3세계와 중동,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와 인권문제에 적극 관여했다.

과거 박정희 정권과 주한미군 철수와 핵개발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은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때문에 카터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 당시 강화된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거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선입견에서 이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이번 카터센터의 이석기 탄원서 발송에 대해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며 “오히려 카터센터 쪽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조사와 검토를 거친 후 탄원서에 대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특징과 특수성에 대해 정확하지 못한 판단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현실인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밖에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석기 재판은 대한민국의 실정법에 따라 처리할 문제”라면서 “외국에서 국내 사법절차에 따라 결정할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카터센터는 성명서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대한민국 내정에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 원장은 국내법에 의해 판단할 부분에 대한 언급 자체가 일종의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유 원장은 “국가보안법 위반뿐만 아니라 형법상 내란음모·선동 혐의도 있다”며 “카터센터는 지금 RO 사건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밖에 그는 “카터센터가 (대법원에 성명서를 보내는 등의) 행동을 취하게 된 데에는 이석기 등 피고인 측의 로비활동이 있었다”며 “그들은 대한민국이 자주국가가 아니라 미국의 작은 식민지라고 주장해왔으면서 정작 자신들은 국내문제를 국내에서 해결하지 않고 미국의 힘을 빌려 국내문제를 풀어보려는 비자주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내란음모 사건 피고인들의 가족 등 지인들은 이달 초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이석기 전 의원 등에 대한 탄원을 요청했고, 레이니 전 대사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카터센터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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