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없는 호날두’ 조력자로서 레알 조직력 살려냈다
최근 2연패로 팀 분위기 침체..에스파뇰전서 반전
호날두, 이타적인 플레이 치중..팀플레이로 위기 모면
레알 마드리드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2014-15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8라운드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동안 공식 대회 22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에스파뇰보다 10경기를 더 소화할 정도로 선수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최근엔 체력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으르고 있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17라운드 발렌시아전에서 1-2로 패하더니 지난 주중에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코파 델레이 16강 1차전에서도 힘없이 무너졌다.
갑작스레 제동이 걸린 레알 마드리드로선 에스파뇰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했다. 최전방에 카림 벤제마를 필두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이 포진했고 허리에는 이스코, 하메스 로드리게스, 토니 크로스가 배치됐다.
이 라인업은 발렌시아전과 같았지만, 패배한 2경기와 달리 선수들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압박도 전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펼쳤으며, 효율적이었다. 공격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좌우로 가로지는 빠른 긴 패스를 통해 방향 전환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에스파뇰의 수비 블록을 분쇄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전반 12분 레알 마드리드의 첫 골도 이러한 패턴에서 나왔다. 베일이 왼쪽으로 쇄도하는 호날두에게 긴 패스를 배달하자 호날두는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로 쇄도하던 하메스에게 연결했다. 하메스는 곧바로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 예술과도 같은 조직력의 방점을 찍었다.
전반 28분에는 호날두의 주특기인 무회전 프리킥을 베일이 직접 보여줬다. 수비벽을 넘어 뚝 떨어지는 공의 궤적은 골키퍼도 멍하니 바라봤다. 베일의 슈팅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2-0으로 앞선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8분 파비오 코엔트랑의 퇴장으로 10명으로 싸우는 악재를 맞았지만 오히려 상대를 압도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택한 전략은 빠른 역습. 후반 31분의 골 과정도 레알 마드리드의 조직력이 얼마나 완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호날두-이스코를 거쳐 왼쪽에서 아르벨로아의 크로스를 반대편 페널티 박스에서 쇄도하던 나초가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전까지 22연승을 달리면서 대부분 호날두의 득점과 함께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득점자 명단에 호날두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호날두도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모습보단 팀을 위해 이타적인 플레이를 했고, 조력자로서 큰 보탬이 됐다.
반드시 호날두의 골로 승리할 필요는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호날두의 득점 공식이 아니더라도 완벽한 팀플레이로 승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에스파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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