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협박' 이지연-다희, 범행 모의 과정 '치밀'
배우 이병헌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델 이지연(24)과 걸그룹 멤버 김다희(20)에게 실형이 선고된 가운데 두 사람의 범행 모의 과정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9단독(정은영 부장판사)은 15일 열린 두 사람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지연에게 징역1년2월, 김다희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이지연은 실제 연인 관계로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피해자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따른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금전적인 목표로 한 계획적인 범행"이라며 유죄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50억원이라는 큰돈을 갈취하려 한 점, 금전적인 동기가 우선시 되는 범행이라는 점, 확인되지 않은 피고인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가 상당한 점 등이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면서 "특히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연인 관계였으며 성적으로 농락당했다고 일관되게 주장, 유명인인 피해자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나이가 어리고 초범인 점, 사건이 미수에 그친 점, 동영상이 일반인들에게 유포되지 않은 점,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두 사람이 범행을 모의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다희는 피해자 이병헌이 성적인 농담을 하는 동영상을 찍어 이지연에게 보여줬고, 이지연은 지난해 8월 6일 김다희에게 "금전적인 가치가 있는 동영상"이라며 "디스패치에게 넘기면 10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다희는 "돈을 받고 외국으로 도망가자"고 했고, 이후 같은 달 14일 이병헌에게 돈 얘기를 꺼냈으나 이병헌이 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만날 날짜를 미리 정했고 돈을 얼마 요구할지도 서로 상의했다. '1000만원이 너무 세나', '외국으로 가고 싶다' 등의 얘기가 오갔고, 피해자가 요구를 거부하자 '못 뜯어내겠다', '그냥 가자', '작전 짜자'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동영상에 보다 높은 수위의 내용을 담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김다희는 장기간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지연도 수입이 없는 상황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들의 범행 동기를 금전적 요구로 판단했다.
앞서 이지연과 김다희는 이병헌에게 "음담패설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50억원을 요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이병헌 씨를 금전 갈취의 대상으로 삼아 공갈 범행을 저질렀다"며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범행이 미수에 그쳤으나 피해자에게 요구한 금액이 50억원에 이르고, 은밀한 사생활 동영상을 그 수단으로 사용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오히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내용으로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지연의 변호인 측은 "처음부터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병헌이 먼저 지속적인 만남과 성관계를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김다희의 변호인 측은 "이번 일로 연예인 활동을 못 하게 됐고, 이 범행을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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