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장관 "당시 전 정부의 기록이나 이야기는 듣지 않은 실수"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주장한 ‘미국산 쇠고기 이면합의’에 대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쇠고기 수입에 대해 나눴던 논의의 핵심을 제외한 채 미국 측의 주장만을 담았다는 지적이다.
송민순 전 장관은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회고록은) 사실에서 핵심은 빼고 미국이 하는 미국 이야기만 듣고 이면합의를 해줬다고 한다”면서 “당시 전 정부의 기록이나 이야기는 듣지 않고 미국 얘기만 듣고 나온 실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3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카타르 방문 중 부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쇠고기 수입과 관련, △쇠고기 무제한 수입은 어렵지만 이와 관련해 성실한 협상을 할 것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 오하이 규정을 따를 것 △아시아의 여타 국가들과 형평성을 맞추어 합리적인 기간 내에 타결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송 전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이 같은 중요 논의 내용을 제거한 채 연령제한 없이 미국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송 전 장관은 “미국 측은 오하이 권고로 (전화통화 이후인) 5월에 쇠고기 통제국가가 됐으니 전에 논의 내용을 다 빼버리고 오하이 권고를 존중하라고 주장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일본이나 대만 등이 미국과 협상하고 있는 수준에 맞춰 합리적 수준에 하자고 그랬던 것이고 미국은 나름대로 노 대통령 정부 때 (쇠고기 협상을) 해결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서로 달리 해석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