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도우미' 자처 정청래의 문재인 흔들기
10일 이승만·박정희 참배 놓고 문재인 비판하더니 11일 돌연 충성 선언
가장 큰 문제는 '가벼운 입', 최고위원 선출 전부터 수차례 물의 빚어
문재인 대표, 주승용 최고위원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서열 3위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일관성 없는 행보로 비판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전당대회중 문 대표와 박지원 의원간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문 대표의 손을 들어줬던 정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유대인이 히틀러에게’ 참배하는 것에 비유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뜬금없이 문 대표를 돕겠다고 말했다.
발언만 놓고 보자면 충성 맹세에 가까웠다. 정 최고위원은 “나는 앞으로 문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우리 당의 지지율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정 최고위원의 행보를 놓고 당내에서는 제2최고위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새정치연합 지지층들 사이에서는 “당대포가 되겠다더니 당대표를 쏘느냐”, “문재인이 올려놓은 지지율 정청래가 다 깎아먹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정 최고위원의 ‘가벼운 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8일 최고위원에 선출된 정 최고위원은 11일까지 4일 동안 두 차례의 공식 회의에 참석하고, 한 차례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또 9일부터 11일까지 3일 연속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정 최고위원은 입을 열 때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폭탄발언들을 쏟아냈다.
먼저 그는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비판하면서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서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그 학살 현장이나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두 전직 대한민국 대통령의 비유 대상이 하필이면 히틀러였다.
보수진영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진보, 보수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 1위가 박정희 대통령이다. 그럼 그 국민들은 나치인가”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정 최고위원 같은 사람과 같은 당을 해야 하는 야당 대표도 참 힘들겠다”고 힐난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당대표 팔아서 자기 이미지 쌓기에 정신없는 이 분”, “문재인이 국민통합을 하려면 박정희 묘지를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정청래 입부터 재봉틀로 박아버려야 할 것”, “문재인이 부상하자 친문 모드로, 여론조사 덕으로 최고위 입성되자 조경태 모드로” 등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또 지난 11일에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협의로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18대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며 “‘당신의 대통령직은 유효한가?’ 박근혜 대통령은 이 물음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의 폭탄발언은 최고위원 당선 전부터 이어져왔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4월 ‘청와대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무인기가 북한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다가 김한길 당시 대표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9월에는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설과 관련해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정 최고위원의 당내서열은 3위이며, 당대표 공석시 승계서열 2순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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