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2년 만에 FA컵 8강에 진출한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 아스날과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공교롭게도 맨유와 아스날은 FA컵 최다 우승(11회) 타이를 이루고 있다.
승리를 거뒀지만 결코 웃을 수 없었던 경기였다. 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은 이날 볼 점유율을 점하고자 4-1-2-1-2 다이아몬드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선수들 간의 간격이 벌어진 맨유는 패스 흐름이 원활하지 않았고 급기야 후반 초반 선취골을 얻어맞으며 위기에 몰렸다.
결국 판 할 감독의 선택은 맨유 고유의 전술인 4-4-2 포메이션이었다. 부진했던 라다멜 팔카오를 빼고 애쉴리 영을 투입한 맨유는 윙어가 활발히 측면을 오가는 빠른 템포를 구사했다. 특히 위기 때마다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기는 마루앙 펠라이니의 역할이 컸다.
제공권을 장악한 펠라이니는 1-1로 비기던 후반 27분 결승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어 판정이 모호했지만 페널티킥을 얻어낸 웨인 루니는 자신이 직접 킥을 담당,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맨유는 볼 점유율(66%-34%)에서 압도했고 팀 패스 성공률도 81%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대부분의 공격 수치에서 앞섰고, 결과도 3-1 승리였지만 내용은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판 할 감독의 미봉책이 언제까지 통할지도 의문이다. 특히 맨유는 강호들을 잇달아 만나는 남은 일정이 만만치 않다. 일단 다음달 8일, FA컵 8강서 지난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아스날과 만난다. 아스날과는 올 시즌 리그 원정경기서 한 번 만나 2-1로 이겼지만 상대 자책골에 의해 희비가 엇갈린 반쪽짜리 승리였다.
이보다 앞서 오는 22일에는 기성용이 속한 스완지시티를 상대한다. 맨유는 판 할 감독의 공식경기 데뷔전이었던 스완지시티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1-2 패한 바 있다.
3월에 접어들면 죽음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3월 8일 아스날과 FA컵 8강전을 치르면 곧바로 토트넘, 리버풀과 맞서야 한다. 그리고 4월 초에는 우승권의 맨체스터 시티, 첼시와의 일정이다. 올 시즌 맨유는 아직 맨시티와 첼시에 승리를 거둬본 적이 없다. 급히 마련한 전술이 언제까지 통할지 강한 의구심이 드는 판 할 감독의 맨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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