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복서’ 메이웨더-파퀴아오…세기의 대결 믿어도 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5.02.21 12:33  수정 2015.02.21 12:39

메이웨더 “파퀴아오 사인 받아냈다” 5월 맞대결

이미 여러 차례 맞대결 무산..팬들 여전히 의심

파퀴아오(사진)와 메이웨더의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 게티이미지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세기의 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웨더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 계약서에 (파퀴아오의) 사인을 받아냈다. 우리는 5월 3일 사각 링에서 만난다.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며 파퀴아오와의 맞대결 성사를 알렸다.

‘변수’가 없다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복싱 팬들은 ‘미심쩍은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미 메이웨더와 파키아오는 지난 5년간 입씨름만 하며 복싱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싸우자고 해놓고 장외 설전만 펼쳤다. 사각 링이 아닌, SNS에서 ‘키보드 워리어’처럼 독설을 주고받았다.

자극하는 쪽은 대부분은 메이웨더였다. 메이웨더는 최근에도 파퀴아오의 심기를 건드렸다. “몇 년 전부터 그와의 대결을 꿈꿨다. 하지만 혈액·소변 검사 때문에 매치가 성사되지 못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 소식을 접한 복싱 팬들은 “두 복서는 애당초 싸울 마음이 없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대결 구도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2010년 3월 13일 대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메이웨더가 대결 직전 갑자기 ‘올림픽 수준 도핑 테스트’를 요구하는 바람에 대전이 무산됐다.

파퀴아오는 “경기 직후 채혈은 상관없지만, 경기 전 피를 뽑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파퀴아오는 “메이웨더가 나에게 약물 의심을 품는 것은 (그의) 자유다. 심리 전략 중 하나로 받아들이려 했다. 하지만 이젠 도가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두 복서는 격렬한 설전을 주고받았다.

메이웨더는 2012년 10일 트위터를 통해 또 파퀴아오를 자극했다. “5월 5일 우열을 가리자. 너와 싸우기 위해 수감 기일도 연기했다. 전 세계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응답할 의무가 있다”고 파퀴아오의 심기를 건드렸다.

당시 메이웨더는 가정 폭력 혐의로 기소됐지만, 실형을 면했다. 메이웨더는 전의를 불태웠지만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대결의 가장 큰 변수 또한 메이웨더 측의 올림픽 수준 도핑 요구다. 이미 이를 거부했던 파퀴아오가 마음을 바꿔 응답할리 만무하다. 파퀴아오는 지금껏 소변 검사서 단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그의 경이적인 운동신경은 대지를 숱하게 적신 땀방울의 산물이다.

그러나 메이웨더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유독 도핑 문제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맞대결을 피하려는 핑계라고 지적한다. 메이웨더 또한 불필요한 고집으로 대결 성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메이웨더는 “2015년 5월 3일 파퀴아오와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지만, 또다시 메이웨더가 올림픽 수준의 도핑을 요구한다면 대전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엔 믿어도 될까.

메이웨더는 47승(26KO) 무패 가도를 달리는 현역 최고의 복서다. 파퀴아오도 복싱 역사에 길이 남을 8체급 석권 전설을 썼다. 복싱 팬들은 이들이 말싸움을 그만 두고 링 위에서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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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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