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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왼발까지' 손흥민 시대, 이제 기준이 됐다


입력 2015.02.21 16:33 수정 2015.02.22 07:46        데일리안 스포츠 = 임정혁 객원칼럼니스트

3시즌 연속 10골 이상 기록..올 시즌 왼발로 절반 가까이

'전설' 차범근처럼 한국축구의 시대 가르는 공격수로 떠올라

선천적으로 오른발잡이인 손흥민은 '황금 왼발'도 장착했다. ⓒ LG전자

한국축구가 '손흥민 시대'에 들어섰다.

손흥민(24·레버쿠젠)은 지난 14일(한국시각)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시즌 14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점차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올라서는 모양새다.

어느덧 손흥민은 2012-13시즌 이후 3시즌 연속 10골 이상 기록했다. 이제 축구팬은 손흥민의 활약을 뛰어넘어 그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미 2013-2014시즌 자신의 최다골인 12골을 뛰어넘었다.

선천적으로 오른발잡이인 손흥민은 '황금 왼발'도 장착했다. 흔히 양발잡이로 평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왼발의 파괴력이 더 돋보일 때도 있다.

최근 막을 내린 ‘2015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와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동점골은 손흥민의 왼발에서 나왔다. 게다가 손흥민의 왼발은 단순히 슈팅 각도를 넓히는 차원 이상이다. 그 예리함과 힘에서도 전혀 오른발과 차이가 없다.

이런 부분은 손흥민을 점점 더 예측하기 힘든 공격수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올 시즌 손흥민의 14골 중 6골이 왼발에서 나왔다. 주로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다 왼발로 접어 때리는 슈팅이 많았다. 이른바 '손흥민 존'이라 부르는 곳이다. 손흥민의 볼프스부르크전 해트트릭 당시 마지막 골도 이렇게 터졌다.

과거 축구팬의 세대를 가를 때 그 기준은 차범근(63·현 해설위원)이었다. 차범근을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질문이 곧 한국 축구의 현재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다른 말이었다. 그가 은퇴하자 차범근이라는 단어는 축구 자체를 이해하고 있느냐의 기준으로 커졌다.

나이 지긋한 팬들과 어린 팬들 사이에는 항상 차범근이 있었다. 이를테면 아버지와 아들이 축구 얘기를 할 때 차범근은 빠지지 않는 인물이자 시대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지금 손흥민이 그의 과거를 따르고 있다. 박지성과 설기현이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 10골 이상을 넣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은 1985-1986시즌의 차범근 이후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이 차범근의 레버쿠젠 후배라는 점도 조명 받는 조건이다.

'골'이라는 게 축구의 마침표도 빼놓을 수 없다. 몇몇 축구팬이 아닌 더욱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선 골을 넣는 공격수가 유리한 게 사실이다. 박지성이 한국인 최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고 이영표가 토트넘을 비롯한 유럽 무대에서 왼쪽 풀백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골'이라는 가장 먼저 기록으로 남는 부분에서 차범근만큼 짙은 향수를 남기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공격수인 손흥민이 차범근 이후 한국축구의 기준이 되기에 유리하다.

이미 차범근은 손흥민을 향해 "그 나이의 나보다 낫다"라고 평가했다. 그런 손흥민은 이제 차범근의 또 다른 기록에도 도전한다.

차범근이 1985-1986시즌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시즌 19골(리그 17골·포칼 2골)을 넣었는데 손흥민이 이를 뒤쫓고 있다. 한국인이 분데스리가에서 넣은 한 시즌 최다골을 추격 중이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13경기와 UEFA 챔피언스리그 최소 2경기(16강전) 남겨두고 있어 조건은 좋다. 5골만 넣으면 동률이다.

한편, 손흥민은 21일 오후 11시30분 아우크스부르크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임정혁 기자 (bohemian1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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