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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신도 안 통하네…외화 선전에 '속수무책'


입력 2015.03.11 09:39 수정 2015.03.11 15:34        부수정 기자

'킹스맨'·'이미테이션 게임' 등 흥행 몰이

19금 사극 '순수의 시대' 예상 밖 부진

한국 영화가 외화에 밀려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개봉한 영화 '순수의 시대' 스틸. ⓒ CJ엔터테인먼트

한국 영화가 외화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일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있는 한국 영화는 '헬머니', '순수의 시대',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고작 세 편이다. 그렇다고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흥행 1위는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이다. 전날 관객 6만2743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431만9704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개봉해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설 연휴 때 '조선명탐정'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로 물러난 이후 입소문을 탄 '킹스맨'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장기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의 인기가 상당하다. 지난달 4일 북미에 이어 전 세계 흥행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누적 매출액은 356억원.

영화는 동네 백수 청년이었던 에그시 프라이스(태론 에거튼)가 베테랑 스파이 해리 하트(콜린 퍼스)의 도움으로 국제 비밀정보기구인 킹스맨에 입문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 기존 스파이물에서 볼 수 있었던 뻔한 액션을 과감하게 비틀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한 명의 영국 신사가 출연하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도 인기다. 전날 관객 1만7032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158만1998명을 동원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소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비운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으로 분해 열연했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24시간 마다 바뀌는 해독불가 암호를 풀어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해 지루할 틈이 없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명작.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국 훈남들이 흥행 기세를 떨치고 있는 반면, 국내 영화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스오피스 2위 '헬머니'는 전날 관객 2만9959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29만1666명을 기록했다. 일일 관객 수는 '킹스맨'의 절반에 해당되는 수준. 한국 영화 개봉작 중 가운데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킹스맨'의 압도적인 인기에 가려 화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9금 성인사극이라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던 '순수의 시대'는 전날 관객 2만5985명을 동원, 누적 관객 수 37만8795명에 그쳤다. '킹스맨'(59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극장(518개)에서 상영되고 있지만 성과는 처참하다. 405개 극장에서 상영 중인 '헬머니'에도 밀린다.

장혁, 신하균, 강하늘 등 대세 스타들과 신예 강한나의 파격 베드신으로 개봉 전엔 화제를 모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킹스맨'과는 판이한 결과물을 내고 있는 것.

그나마 '조선명탐정'이 누적 관객 384만명을 기록,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나머지 박스오피스는 '버드맨', '세인트 빈센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기생수 파트1', '백 투더 비기닝' 등 외화가 장악했다.

이같은 한국 영화의 침체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의 흥행 열기가 끝난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관객 점유율은 한국 영화 48.3%, 외국영화 51.7%로 집계됐다. 한국 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은 각각 805만명, 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만명, 83억원 감소했다. 외화 관객수는 862만명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같은 3만명 줄었지만, 매출액은 681억원으로 10억원 늘었다.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로는 김상경 주연의 '살인의뢰'와 김우빈 강하늘 주연의 '스물', 임권택 감독의 '화장',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 등이 포진돼 있다. 이들 영화는 '킹스맨'과 함께 오는 12일 개봉할 휴 잭맨 주연의 SF 액션 '채피'를 넘어야 한다.

오전 9시 기준으로 한 실시간 예매율을 살펴보면 '채피'가 18.0%로 1위, '킹스맨'이 16.3%로 2위를 각각 나타냈다. '살인의뢰'가 13.3%로 뒤를 이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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