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성근위축 앓아와…목숨 얼마 남지 않아
"과학에 일정한 기여 하고 싶다. 마음 바꾸지 않을 것"
러시아의 한 30세 남성이 자신의 머리를 타인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각) 러시아 관영 ‘로시이스카야 가제타’는 모스크바 인근 도시 블라디미르에 사는 발레리 스피리도노프가 머리 이식 수술을 받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스피리도노프는 척수성근위축을 앓아온 컴퓨터 프로그래머이다. 척수성근위축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에 이상이 생겨 점점 근육이 약화돼 결국엔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이다. 보통 병을 앓은 사람은 20세 이전에 죽지만 스피리도노프는 30세까지 살며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리도노프는 인터뷰에서 “병이 심해지고 있고 얼마 안 있어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앉아서 이날을 기다릴 수도 있지만 과학에 일정한 기여를 하고 싶다”며 “이것이 최종 결정이며 더 이상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들도 수술의 위험을 알고 있지만 내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고 완강하게 말했다.
그가 수술을 맡길 의사는 2017년에 머리 이식 수술을 감행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을 일으킨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세르지오 카나베로이다.
2년 전부터 스피리도노프는 카나베로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수술에 관해 대화를 나누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시 몸을 제공할 기부자는 뇌사상태에 있는 환자나 사형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카나베로가 수술 할 돈을 구하지 못해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머리 이식 수술은 지난 1970년대 원숭이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되었다. 그러나 신체 면역 체계의 거부반응으로 수술 10일 후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