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살아남은 'K팝스타4', 절반의 성공
5개월 대장정 마무리…생방 무대 아쉬움
이진아·정승환·케이티 김 등 원석 발굴
5개월간의 대장정이 끝났다.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SBS 'K팝스타4'가 도전자 케이티김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12일 방송된 'K팝스타4'에서는 케이티김과 정승환이 출연해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서로의 대표곡 바꿔 부르기와 자유곡 미션 등을 통해 케이티김은 심사위원 점수 590점, 정승환은 583점을 받았다. 시청자 문자 투표 60%를 합산한 결과 케이티김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케이티김은 "내 삶에 이렇게 큰일이 있을 줄 몰랐다"며 감격 어린 소감을 말했다. 이어 "양현석 심사위원님이 날 살려주고 좋아해 줬다. 안 그랬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며 YG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다.
이날 결과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예선부터 이목을 끌었던 정승환이 우승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기 때문. 어쨌든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청률은 11.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K팝스타'는 지난 2011년 12월 당시 방송계에 불어닥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따라 첫 방송됐다. SM엔터테인먼트(보아)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 JYP엔터테인먼트(박진영) 등 국내 3대 기획사가 참여해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뒀다.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률 저조와 자로 잰 듯한 똑같은 포맷을 유지하다 종영하는 상황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며 시즌4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시즌3에는 '감성 변태' 유희열(안테나뮤직)이 합류하면서 세 심사위원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했다.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도 많다. 이하이 박지민 백아연 악동뮤지션 권진아 버나드박 등이 그렇다. 이번 시즌4에서는 이진아 정승환 정윤하 등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진아는 독특한 음색으로 심사위원과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고, 정승환은 기교가 섞이지 않은 담담한 목소리로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다. 그가 부른 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방송이 끝난 후 실시간 검색어와 음원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정승환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른 박윤하는 국내 굴지의 출판사 민음사 회장의 손녀로 유명세를 치르기로 했다. 그의 맑은 음색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아빠 미소'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보고 듣고 느끼는 음악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시청률도 10%대를 유지하며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생방송 무대로 들어가면서 재미는 반감됐다.
그간 활약했던 도전자들은 생방송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팽팽한 긴장감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건드리는 감동도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슷한 반응이 많다. 한 시청자는 "2%도 아닌 20% 부족한 느낌이라며 "도전자들의 재능이 빛을 보지 못한 무대였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청자도 "참가자들의 원래 기량이 발휘가 안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즌1부터 봤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시청자는 "생방송 무대의 묘미를 느낄 수 없었다"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은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한편 'K팝스타'는 오는 5월 중으로 시즌5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다.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의 굳건한 존재감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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