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육성 공개에 '화들짝' 경향, 인터넷에 전문 공개
15일 밤 JTBC 보도 이후 홈페이지에 6부 걸쳐 전문 올려
경향신문이 '성완종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15일 밤 9시 45분부터 6부에 걸쳐서다. 경향신문은 전문에 대해 "경향신문 이기수 정책사회부장과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라며 "녹음된 통화 전체 분량은 48분 14초, 글로 풀어 쓰면 200자 원고지 84장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경향신문은 내일자에 전문을 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JTBC의 보도로 상황이 급변했다. JTBC는 이날 뉴스룸 2부에서 성 전 회장이 지난 9일 사망하기 전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 파일을 '별도의 루트'를 통해 입수했다면서 이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이후 자사 홈페이지에 녹취록 전문을 6차례로 나눠 공개했다.
경향신문은 이 과정에서 JTBC의 보도와 관련 JTBC에 항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이날 전문 공개 후 이어진 보도를 통해 손석희 JTBC 앵커가 뉴스룸 2부 방송에 앞서 녹음파일을 공개할 것을 여러 번 예고했고 이에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 씨가 JTBC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래용 경향신문 편집국장도 뉴스룸 2부가 시작되기 전 오병상 JTBC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영 중단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편집국장은 오 보도국장에게 "유족들이 녹음파일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경향신문 기자가 인터뷰한 녹음파일을 아무런 동의 없이 무단 방송하는 것은 타 언론사의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언론윤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 보도국장은 이 같은 박 편집국장의 경고에 "지금 방송 중단은 어렵다"며 녹음파일 공개를 감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JTBC의 녹음파일 입수 경로는 이날 경향신문이 검찰에 녹음파일을 제출할 당시 보안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 씨로 알려졌다. 그는 JTBC가 녹음파일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과 관련 자신이 검찰에서 작업을 마치고 나온 뒤 JTBC에 "경향신문 (전문) 보도 후 활용하라"며 녹음파일을 넘겨줬다고 밝혔다. 유족과 경향신문은 JTBC 및 녹음파일을 무단 유출한 김씨에게 법적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인물' 등장 없어…이완구에 작심한 듯 비판 수위 높아
한편 경향신문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깊이 호소했다.
자신은 새누리당, 특히 박근혜 정부를 위해 열심히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MB맨'으로 낙인찍혔으며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연관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전부 뒤지는 '가지치기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만든 서산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은 장학생들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성완종이라는 인물에 대해 얼마나 실망을 했겠느냐고 걱정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없었다. 야당 인물 또한 언급되지 않았다. 성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남기고 간 메모지에 기록된 8명의 정치인 중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터뷰에 언급되지 않았고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2013년 4.24 재보궐선거 출마와 관련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으로만 나왔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금품 관련 언급이 없었으며 특히 성 전 회장은 이 비서실장에 대해 이 부장이 여러 번 연관된 얘기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얘기)하면 그 사람 물러날텐데"라며 말을 아끼고 지켜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언급 빈도가 잦았고 작심한 듯 비판 수위도 가장 높았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 내내 '마음의 준비'를 한 듯한 발언을 남겼다. "나 하나가 희생이 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이 안되도록", "이렇게 살았는데 이렇게 모함받으니까, 세상을 살고 싶은 생각이 없고", "내가 희생이 되고 죽는 한이 있어도 내 목숨으로 내가 대처를 하려고요" 등이다. 이 부장이 그럴 때마다 성 전 회장에게 "마음을 다잡으라"고 당부했지만 성 전 회장은 결국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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