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당' 새정치련, 너도나도 '신당' 간보기
지도부 내부 갈등 폭발 계기로 천정배발 호남신당 재점화
정대철·조경태 "DJ도 정권재창출 위해 여러 정당 만들어"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 사퇴설로 격량에 휩싸인 가운데, 비노계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설’이 힘을 받고 있다. 호남 지역 의원들은 물론, 상임고문 그룹에서도 신당 움직임이 포착된다.
앞서 광주 재보선에서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호남정신 복원’을 외치며 신당 가능성에 불을 붙인 데 이어, 지난 8일 최고위원회 내부 사태로 계파 문제가 폭발하면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던 정대철 상임고문은 1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분열적 신당은 안된다”면서도 “김대중 대통령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정당을 여러개 만들었다. 적대적 신당이 아닌 포용적 신당을 통해 언젠가는 다시 껴안되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을 고쳐가다가 안되는 경우에는 신당을 만들어서 대비해야 한다. 만약 이게 분열적 신당으로 나가서 새누리당과 대결한다면 그건 필패”라며 “그런걸 다 전제로 해서, 선거 전에는 다시 연대 내지 통합을 전제로 한 신당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도 같은 날 천정배발 신당론에 대해 “각 지역과 권역을 대표할 수 있는 제반인물들이 함께 한다면 대안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남을 뛰어넘어서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을 다 아우르는 정당의 모습을 갖춘다면 충분히 대안정당으로써 발돋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하면서도 “친노 패권족들이 더 이상 우리 야당의 불편한 존재로 계속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폭발력이 있고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박주선 의원 역시 “저와 뜻을 같이 하며 침묵하는 다수의 의원들이 당에 있다”고 신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그분들이 당을 정말 책임을 지지 않고 당의 앞날이 정말로 어둡다고 한다면 대안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대안에 참여할 분들이 수십 명 된다, 이런 말씀을 이전에도 드렸다”고 밝혔다.
특히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퇴 공갈’ 발언으로 갈등을 빚으며 자진 사퇴한 주승용 최고위원의 경우, 이같은 신당설의 연장선상에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순히 주 최고위원이 신당에 합류하는가 여부보다는, 친노계에 대한 호남의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차기 총선과 신당 정국에서 좀더 폭 넓은 행보를 위해선 최고위원직에 묶여있지 않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편 광주 지역 구 민주당계 일각에서는 오는 5.18 기념행사 때 문 대표와 지도부가 광주에 내려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텃밭인 광주에서조차 승리하지 못한 문 대표를 제1야당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거부감과 친노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탓이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4일 낙선인사차 광주를 방문해 민심 수습에 나섰으나, 한국투명성기구 광주전남본부 20여 명이 광주공항에서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문전박대를 당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