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범과 고준희가 임상수 감독의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에 출연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류승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유로움'이다.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을 것 같은 자유분방함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베를린'(2013)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불안정하지만 유쾌하고, 순수한 청춘을 대변한다. 임상수 감독의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서다.
영화는 의문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와 나미(고준희)가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달 28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류승범은 수염을 기르고 검은 뿔테 안경에 모자를 쓴 모습으로 등장했다.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문을 연 그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류승범은 극 중 긍정적인 가치관과 잘난 척하지 않는 유쾌함을 지닌 남자 지누 역을 맡아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선보인다.
영화 출연 계기로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임 감독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지누는 사랑스럽고 배려 깊은 청년이에요. 나미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남자죠. 언젠가부터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덜 매력적인 사람으로 비치는 것 같아요. 겉모습을 우선시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지누처럼 마음이 예쁜 친구들을 내세운 게 마음에 들어 선택했어요."
류승범은 지누를 '친구 하고 싶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많이 웃고 타인을 배려하고, 자기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이끌려 가는 바보 같이 착한 사람이에요.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요. 옆에 있으면 기분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남자입니다."
임 감독과 관련해선 "임 감독님의 팬이라서 꼭 한번 작업하고 싶었다. 처음엔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감독님의 메일을 받았을 때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써서 보냈다. 함께 작업하게 돼 영광이다"고 미소 지었다.
배우 류승범과 고준희가 임상수 감독의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에 출연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류승범의 상대 역은 고준희다. 극 중 세상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 나미 역을 맡았다. 그간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고수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당돌하고 거친 여전사 캐릭터로 분했다. 맨몸 액션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그는 "액션의 끼를 맘껏 분출했다"며 "'척'을 안 하는 여자이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역할"이라고 배역을 소개했다.
고준희 역시 임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임 감독님의 팬이에요. 처음엔 무서울 거라 생각했는데 촬영해 보니 편했어요. 감독님과 꽤 친해졌다고 생각합니다(웃음)."
그러자 임 감독은 "'고준희가 현장에서 까칠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푼수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원래 까칠하면 까칠한 대로 해라', '고준희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연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제까지 고준희는 잊어달라. 고준희의 잠재력이 터진다"고 자신했다.
류승범 고준희 외에 예능에서 활약 중인 샘 오취리가 야쿠부 역을 맡았다. "처음에 캐스팅됐을 때 감독님 의도가 궁금했어요. 촬영 후 감독님이 '다시 만나자'고 해서 좋았습니다. 첫 영화라 최대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한국에서 사는 흑인 대표로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류현경이 야쿠부(샘 오취리)의 아내 정숙 역을, 양익준이 아프리카계 범죄 조직 보스 음부키 역을 각각 맡아 감초 역할을 한다.
'바람난 가족'(2003), '하녀'(2010), '돈의 맛'(2012) 등 무거운 작품을 해온 임 감독은 "이번 영화는 힘을 뺀 작품이다. 젊은 친구들이 내 영화를 안 좋아한다는 얘길 듣고 충격을 받고 청춘 영화를 만들었다. 지누는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평범한 젊은이다. 우울하고 처져 있는 청년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유쾌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저항하지 않는 젊음은 비참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라는 대로 말 잘 듣고 사는 건 미친 짓이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가슴을 통쾌하게 뚫어주는 영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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