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와중에 시청앞 퀴어축제, 찬반 충돌
서울광장 '퀴어축제' 반대 단체와 지지 단체간 소요사태
"동성애 미화 중지"vs"성소수자 차별말라"
퀴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서울광장 곳곳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종교·시민단체들과 이를 지지하는 단체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9일 서울광장 곳곳에는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건강과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 '순복음영산신학원21기', '기독민주당' 등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단체들과 1인 시위자들은 제각각 모여 “동성애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회개하라”, “항문성교를 인권과 사랑으로 포장하지 마라”, “서울광장 동성애 축제를 학부모들은 반대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장 곳곳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종교·시민단체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도중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퀴어축제 조직위원회’,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등 성소수자 단체들이 ‘군관련 성소수자 인권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자 주변 시위자들이 몰려들어 소요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퀴어축제 반대 측 일부 인원들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오나”, “회개하라! 어떻게 같은 남자랑 결혼하나!”라며 성소수자 측에 달려들었지만 경찰에 저지당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성경을 보면 남자끼리 그러면 안 된다”며 통곡을 하기도 했다.
서울광장의 퀴어축제 무대 설치 장소에 자리잡고 있던 ‘기드온의 300용사 선교회’ 측은 성소수자 측 기자회견을 향해 “회개하라”, “사탄아 물러가라”며 손바닥을 치켜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변의 압박에도 성소수자 단체 측은 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권침해를 받고 있는 집단인 군대에서 성소수자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성소수자들이 군대 내에서 많은 성폭력과 성적 괴롭힘, 모멸과 차별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단체 측은 “성소수자들이 괴롭힘과 차별을 받는 기저에는 소수자를 존중하지 않고 여성을 비하하고 남성성을 강조하는 병영문화에 문제가 있다”면서 “군형법 제92조의6 때문에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고소를 못하거나 오히려 가해자로 기소된 사례도 있다. 군형법 제92조6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문 앞에서도 대규모 집회…"퀴어축제 승인한 박원순 퇴진하라"
같은 시각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도 '건강한 사회를 위한국민연대', '전국학부모연합',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 '합동총회신학 신대원' 등의 단체가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이를 승인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 참석자들은 “동성애를 조장해 죽음으로 내모는 박원순 시장은 즉각 사퇴하라”, “언론은 동성애를 미화하는 보도를 중지하고 동성애 진실을 알려라”, “국가인권위원회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인권위원회법을 수정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계성 대한민국수호천주교 모임 공동대표는 이 집회에 참석해 “우리나라 헌법에 성소수자 인권이라는 것은 없다. 다만 남녀평등, 이러한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규정돼 있다”면서 “현재 아이들 교과서에 동성애를 은은하게 포장하고 있다. 교과서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탈동성애인권포럼과 대한민국사랑종교단체협의회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탈동성애인권유린 박원순 서울시장 및 정치인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 “동성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두 단체는 이날 회견에서 “동성애자들을 위한 진정한 인권은 평생 동성애자로 살게 하는 것이 아닌 동성애로부터 탈출하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급속도로 친동성애자들의 잘못된 주장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지면서 탈동성애자들의 인권마저 무시당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3월 19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탈동성애인권포럼이 개최한 행사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비롯한 일부 단체가 이를 ‘동성애자 혐오행위’로 비판한 것과 지난달 16일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 행사가 개최된 것 등을 두고 “탈동성애자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특히 서울시가 9일과 28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 개막식과 퍼레이드를 개최하도록 승인한 것과 관련, “동성애로부터 탈출하려고 몸부림치는 탈동성애 지향자들과 그 가족들의 인권을 외면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친동성애자들의 주장만을 수용하는 박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탈동성애자와 그 가족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가한 것에 대해 즉각 사죄하고 동성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이요나 홀리라이프 대표는 이날 “우리나라는 지금 언제 동성애국가로 전락될지 모르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자로 사는 것을 선택한 데 대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나서서 동성애 지향적 정책을 펴는 것은 절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동성애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로 인해 건전하고 온전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탈동성애자들의 노력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또 서석구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대표는 “대한민국 성문화와 성도덕, 국민보건을 해치는 동성애 관련 모든 축제와 법령에 반대한다”며 “박 시장이 서울광장 동성애 퀴어축제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맞불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평생 동성애자로 살라고 억압하는 횡포에 맞서 9일부터 28일까지 제2회 탈동성애인권축제 ‘홀리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며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9일에는 청계광장에서 홀리페스티벌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퀴어퍼레이드가 예정된 오는 28일에는 청계천 일대에서 홀리퍼레이드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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