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1억 2000만 유로(한화 약 1500억 원)에 영입한다면, 그 해 구단은 회계상 엄청난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 게티이미지
2011년 UEFA 미셸 플라티니 회장은 구단들의 과도한 지출을 막고 적자를 줄이고자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Financial Fair Play)란 카드를 들고 나왔다.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요약하자면, 유럽구단은 한 시즌 동안 경기를 운영하면서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서는 안 되고, 이를 어길 경우 UEFA가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 골자다. 제재는 UEFA가 주관하는 대회(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등) 참여 기회 박탈, 상금 회수, 중계권료 회수, 선수 출장정지, 벌금 등이 있다.
플라티니 회장이 재정적 페어플레이 제도를 시행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첼시와 같은 일부 부유한 구단들이 구단주의 막대한 개인 자금을 앞세워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했고, 이로 인해 이적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선수 쇼핑’은 이적시장의 과열을 초래했고, 이 구단들은 회계상 막대한 적자로 이어져 사회적 이슈가 됐다.
FFP 제도 실행으로 유럽축구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제도를 통해 이적시장의 과열 양상이 어느 정도 진정됐고, 특정 구단의 ‘선수 싹쓸이’ 현상도 많이 누그러지는 등 순기능이 있었다. 또 무리한 지출로 선수를 수혈하는 것보다 유스 클럽에 눈을 돌리면서 유스 정책 강화라는 큰 효과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실하면서도 모호한 제도는 FFP의 취지마저도 퇴색시켰다. FFP의 슬로건은 한마디로 ‘번 만큼 쓰자’는 것이다. 그러나 구단들은 반대로 ‘쓰기 위해서는 편법으로라도 벌어놓자’ 식의 운영을 하고 있다.
FFP 제도의 첫 타겟이 된 맨체스터 시티가 대표적인 예다. 맨체스터 시티는 만수르 구단주가 클럽을 인수할 당시 오일 머니를 앞세워 엄청난 돈을 지출했다.
맨시티는 FFP 룰을 위반한 첫 번째 클럽이 되기도 했지만, 다양한 스폰서를 통해 FFP의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선수 이적료와 높아진 주급을 맞추기 위해 만수르 구단주의 소유인 에티하드 항공, UAE 국영의 에미리트 항공 등 구단주와 관련된 기업들이 후원했다. 즉, 회계상 적자를 피하기 위해 수입을 늘리는 방안으로 FFP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FFP로 인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첼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팀을 2003년 팀을 인수하면서 지금까지 10억 파운드를 지출했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흑자를 기록하면서 팀이 본 궤도에 올랐다.
첼시의 경우처럼 현재와 같은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어떤 상품(또는 어떤 기업)이 새로 런칭될 경우, 초기 비용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후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 흑자 전환에 성공, 이후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FFP는 투자 자체를 축소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최근 이적설로 유럽 전체가 뜨거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PSG의 링크가 대표적인 예다. FFP 룰로 인해 선수 영입이 제한된 PSG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1억 2000만 유로(한화 약 1500억 원)에 영입한다면, 그 해 구단은 회계상 엄청난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호날두가 향후 5년간 활약하면서 유니폼 판매, 성적 향상으로 인한 대회 상금 획득, 티켓 판매 등 1500억 원 이상의 수익원이 될 수도 있지만 FFP는 이러한 계산은 담지 않아 많은 구단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29일부터 이틀간 UFEA 이사회 회의를 통해 많은 안건들이 상정된다. 이 중 FFP 제도에 대한 변화도 하나의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뜨거운 감자로 매년 이슈를 만들어온 FFP가 유럽축구계에 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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