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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아웃’ 브라질, 다시 떠오르는 월드컵 악몽


입력 2015.06.21 15:32 수정 2015.06.21 15:33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콜롬비아전 퇴장으로 4경기 출전정지 중징계

코파 아메리카 예선탈락 위기 속 둥가호 시험대

‘네이마르 의존증’에 빠져 있던 브라질이 네이마르 없이 시험대에 올랐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에이스 네이마르(23·FC 바르셀로나)가 빠진 브라질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브라질은 22일 베네수엘라와 2015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대회 직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잔여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네이마르는 지난 18일 콜롬비아와의 2차전에서 경기 종료 후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을 당했다. 게다가 네이마르는 터널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심판에게 폭언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징계가 불가피했다.

결국 남미 축구 연맹은 네이마르에 대한 징계 위원회를 열고 4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 아웃이 확정됐다. 브라질의 항소가 받아들여질 경우 네이마르의 징계는 3경기로 줄어들 수 있지만, 브라질이 최소한 4강 이상 진출해야 네이마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콜롬비아전은 브라질에 여러모로 상처만 안긴 일전이었다. 우선 0-1 패배로 인해 조별 예선 통과조차 불투명해졌다. 또한 콜롬비아전 패배로 브라질은 카를로스 둥가 부임 후 이어진 연승 행진이 마감됐다.

지난해 4년 만에 삼바 군단 지휘봉을 잡은 둥가는 안정적인 수비진을 꾸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공격의 경우 둥가 감독은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새 판 짜기에 성공했다. 둥가 감독은 네이마르에게 2선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주문했고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중심으로 한 제로톱 전술과 최전방 공격수를 기용하는 변형 스리톱 전술을 구축했다.

대표팀 감독 복귀 후 둥가 감독은 다양한 선수들이 소집에 나섰다. 또한 이름값에 상관없이 감독 입맛에만 맞으면 누구나 브라질 대표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소속팀 내 입지가 불안한 필리페 루이스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토대로 레알 마드리드 주전 풀백 마르셀루를 제치고 주전 입성에 성공했다. 엘리아스 역시 유럽에서는 실패했지만 둥가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꿰찼다. 이들 이외에도 미란다와 윌리앙이 주전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둥가 감독은 단 한 선수에 대해서는 팀 내 입지가 절대적임을 보여줬다. 현역 시절에도 스타플레이어 호나우두에 대한 독설을 아끼지 않았으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부활의 전주곡을 울렸던 호나우지뉴를 철저히 외면했던 둥가다. 하지만 감독 복귀 후 네이마르에 대해서는 둥가답지 않을 만큼 전폭적인 신뢰를 표하고 있다.

둥가 복귀 후 대표팀 주장이 치아구 시우바에서 네이마르로 바뀌었다. 네이마르가 브라질 에이스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아직 어린 나이인 데다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선 아직 성숙하지 못한 네이마르에게 섣불리 주장 완장을 넘겼다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그만큼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던 네이마르가 대회에서 사실상 아웃되면서 대표팀은 엄청난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불과 1년 전 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하던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부상 아웃 후 팀 기강이 흔들렸다. 공격 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선수들은 대회 중 심리 치료를 받을 만큼 험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후 브라질은 독일과 네덜란드와의 2연전에서 10골을 내주는 굴욕으로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 역시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필리페 쿠티뉴와 피르미누 등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한 브라질이지만 이들 모두 네이마르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브라질에 네이마르는 절대적인 존재다. 팀 공격의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네이마르 발끝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된다. 대회 직전부터 브라질은 네이마르에 대한 지나친 의존증 탓에 플랜 B 부재라는 비판 속에 경기에 나섰다. 1차전 페루전에서 브라질은 네이마르 원맨쇼에 힘입어 2-1로 승리했지만 이는 전적으로 네이마르의 개인 기량이 돋보인 경기였다.

하지만 이번 베네수엘라전을 시작으로 둥가 감독은 네이마르 없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 대체 후보로는 쿠티뉴가 유력하다. 네이마르 절친인 쿠티뉴는 대회 전 A매치 2연전에서 브라질 선발로 출전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둥가 감독은 혹시 모를 네이마르 부재 상황을 대비해 쿠티뉴에게 프리롤의 역할을 주문했다.

쿠티뉴 역시 창의적인 미드필더다. 날렵한 드리블을 통해 2선에서의 움직임이 재빠르다는 평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에서 쿠티뉴는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프리미어리그 간판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과연 둥가 감독의 브라질은 에이스 결장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딛고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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