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서울 삼성전자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무조건적인 사과가 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삼성서울병원의 중동호흡기중후근(메르스)사태와 관련, 그룹을 대표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직접 고개숙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자 성난여론에 점차 따뜻한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의 이날 대국민 사과는 그 어떤 변명과 해명없는 ‘무조건적인 사과’였다. 그만큼 책임있는 있는 위치에 있는 이로서, 끝까지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강한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국민 사과와 삼성서울병원의 혁신 발표는 지난 18일 삼성서울병원을 직접 찾아 병실의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힌데 이은 두 번째 공식사과이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삼성그룹의 수장이 육성으로 직접 대국민을 사과를 하기는 지난 2007년 ‘김용철 사건’ 이후 7년만의 일이다.
그만큼 메르스 사태는 심각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물론 삼성의 이미지까지 실추될 만큼 국민들 사이에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이에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격앙된 국민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그룹의 총수로서 병원장이 아닌 본인이 직접 국민여론을 살피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으로도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이 부회장을 소개하면서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 입장 발표를 하겠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달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도 병원 운영의 최고책임자 자리를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주체다.
이 부회장은 병석에 누워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을 책임지고 있다. 동시에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메르스와 사투중인 의료진과 환자들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도 부친인 이건희 삼성회장이 1년 넘게 병원에 누워계신 점을 상기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을 함께 했다. 아울러 삼성서울병원의 대대적인 혁신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취약한 감염질환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도 적극 나서기로 약속했다.
산업부장 이강미
이같은 이 부회장의 용단에 재계와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 사태에 대해 어떤 변명없이 무조건적인 사과를 한 것은 바람직했다”고 긍적적으로 평가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 2,3세들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솔직히 삼성 책임 이전에 1차적으로 막지 못한 보건복지부의 잘못이 가장 컸다”는 지적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의 무조건적인 대국민 사과에 대해 "쉽지 않았을텐데 재벌가가 괜히 재벌가가 아니다“면서 긍적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나 실패를 경험한다. 특히 겪어보지 않은 일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한 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兵家─常事)’라는 말이 있다.
이건희 회장의 품질경영도 그랬다. 1994년 12월 삼성의료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의료진들의 불친절에 불만을 품고 이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제기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이 회장은 이 환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저의 불찰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했다. 당시 개원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던 삼성의료원은 이 사건으로 삼성그룹 변화의 핵으로 자리잡으면서 삼성의 품질경영의 첫 출발이 됐다.
20여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사태가 삼성서울병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반면교사로 작용해 대한민국은 물론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에 의료혁신과 위기대응혁신 등 어떤 변혁을 가져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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