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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심야식당' 혹평에 논란까지 어쩌나


입력 2015.07.06 09:36 수정 2015.07.06 09:39        부수정 기자

일본 인기 만화 원작…첫방부터 부정적 반응

아이돌그룹 위너 출신 남태현, 발연기 논란

SBS 새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이 배우들의 '발연기' 논란을 비롯, 원작에 한참 못 미치는 기대 이하의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SBS

혹평도 이런 혹평은 없다. 지난 4일 자정 첫 방송한 SBS 새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이 배우들의 '발연기' 논란을 비롯, 원작에 한참 못 미치는 기대 이하의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심야식당'은 일본 드라마처럼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일본판은 국내 일드 팬들에게도 인기 있는 작품으로 일본 특유의 아늑하고 소박한 정서를 느끼고, 정갈한 음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식당 안에 다양한 아픔을 안고 모인 사람들이 추억의 음식을 맛보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 호평받았다.

'궁', '장난스런 키스' 등을 만든 황인뢰 감독을 거쳐 탄생한 한국판은 도쿄 신주쿠 뒷골목에 있던 가게에서 서울 종로 뒷골목으로 자리를 옮겼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이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식당을 지키는 '마스터'는 배우 김승우가 맡았다.

첫 방송에선 갖가지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했다. 미소년 민우(남태현), 겉모습은 무서워 보이지만 따뜻한 건달 류(최재성), '심야식당' 터줏대감 김씨(정한헌), 골드미스 3인방(반민정·손화령·장희영), 화류계 아가씨 체리(강서연), 테러당한 유명 여배우 정은수(심혜진) 등이 그렇다.

이들은 마스터가 요리한 음식을 맛보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1,2회가 연속 방영된 후 5일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심야식당'이 장악했다. 보통 첫 방송 이후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심야식당'은 호평이 아닌 혹평으로 종일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섰다.

"역대급 발연기"라는 혹평을 들은 위너 출신 남태현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사실 '심야식당'의 시청률은 좋은 편이다. 1, 2부 시청률은 각각 3,8%, 3.3%(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같은 시간대 방송한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런데도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건 왜일까.

일단 '원작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된 드라마라 더욱 그렇다. 시청자들은 지난해 방송돼 혹평을 받은 '노다메 칸타빌레'보다 심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식 정서로 바꿔놓으면서도 원작이 주는 메시지를 건네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드라마가 됐다는 것이다.

위너 남태현이 SBS 새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에서 발연기 논란에 휩싸였다.SBS 새 '심야식당' 남태현 출연분 패러디 영상 캡처

우선 식당, 소품 등 인테리어의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딱 봐도 세트장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몰입이 안 된다는 것. 이날 등장한 스피커, 한 달도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 전화기, 비싸 보이는 접시 등이 누리꾼들의 입에 올랐다.

네이버 아이디 ouu***는 "세트부터 바꿔야할 듯하다. 조리 도구도 너무 새것 같다. 마스터의 의상도 별로다"고 지적했다. bag***는 "세트장을 일본식으로 만들어놓고 나오는 건 한식이다. 심야식당 특유의 소소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가 안 난다"고 꼬집었다.

지나치게 세련되게 표현된 세트장과 처음 보는 듯한 한국식 식당 분위기가 이질감을 형성했다는 얘기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승우는 연기 잘하는 배우로 꼽힌다. 그러나 '마스터'의 옷을 입은 김승우는 캐릭터와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마스터가 아니라 탈옥수인 줄 알았다"는 농담 섞인 반응도 있었다.

원작 배우인 코바야시 카오루의 큰 무게감도 한 몫 했다. code***는 "마스터의 고독이 깃든, 씁쓸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는 듯한 수용력 있는 태도는 코바야시 카오루 외에는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가장 논란이 된 배우는 남태현이다. 남태현이 맡은 민우는 부모님 없이 홀로 서울로 상경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청춘이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심야식당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남태현이 펼친 연기는 "공중파에서 볼 수 없는 충격적인 연기였다"는 평이다.

대사 처리는 어색했고, 웃는 건지 우는 건지 감을 잡을 수 연기는 보기 민망할 정도. 남태현의 출연분은 각종 패러디로 양산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승우는 남태현에 대해 "기본기가 충실한 친구"라고 했다. 그러나 1회에서 보여준 남태현의 연기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는 아이돌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추측으로 이어진다. 한 시청자는 "지상파에서 볼 수 없는 발연기였다"며 "검증된 사람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 누리꾼은 "대형 소속사를 내세운 캐스팅은 더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보고 나면 군침이 도는 '먹방'(먹는 방송) 특유의 매력도 찾을 수 없었다. tvN '식샤를 합시다'·'집밥 백선생',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보면 나도 모르게 레시피를 따라 요리했다거나 야식을 시켜먹었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러나 '심야식당'은 트렌드인 음식을 전면에 내세웠는데도 시청자들의 눈과 귀, 심지어 입을 사로잡는 데도 실패했다.

대세 '먹방'에 휩쓸려 작품을 안일하게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작진은 "우리 그냥 '냉장고를 부탁해'나 봐요", "'해피투게더-야간매점'이 더 낫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되새겨야 할 듯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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