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10번’ 혼다, 현실되지 못한 세리에A 드림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5.08.09 09:31  수정 2015.08.10 11:12

밀라노 두 클럽 몸담은 일본 대표선수들 전력 외

혼다의 밀란 등번호 10번은 만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 게티이미지

‘밀라노발 일본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불안한 팀 내 입지 탓에 설 자리를 잃은 AC 밀란의 혼다 게이스케와 인터 밀란의 나가토모 유토가 연일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인들은 유독 세리에A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판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럽 리그는 단연 이탈리아 세리에A였다. 이탈리아 축구 잡지인 '칼치오2002'가 일본 내에서 공식 발간되기도 했으며 일본 내 케이블 채널에서는 여전히 세리에A를 중계한다.

이유는 다양했다. 한국에 박지성이 있다면 일본에는 나카타 히데토시가 있다.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전성기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면 나카타는 세리에A 인기가 정점을 찍었을 당시 페루자와 AS 로마 그리고 파르마에서 뛰었다.

국내 축구 팬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박지성을 비롯한 해외파들의 활약이 컸다면 일본에는 나카타를 비롯해 나카무라 순스케, 야나기사와, 모리모토 다카유키 등이 세리에A에서 활약했다. 자국 선수들이 많은 만큼 세리에A에 높은 관심 역시 당연지사.

축구 만화 역시 세리에A 인기에 한 몫을 했다. 일본의 대표 축구 만화 중 하나인 '캡틴 츠바사'는 이탈리아의 테크니션을 상징하는 '판타지스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만화 '판타지스타' 속 주인공 사카모토 역시 세계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맨유도 레알 마드리드도 아닌 AC 밀란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2014년 1월 만화 속에서나 존재할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밀란의 등번호 10번을 차지한 일본인 사카모토가 현실화된 것. 지난 2014년 1월 혼다는 CSKA 모스크바를 떠나 AC 밀란에 입성했다. 놀랍게도 혼다의 등번호는 10번이었다. 제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일지라도 세리에A 나아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가 밀란 10번의 주인공이 일본인 혼다라는 사실은 놀랄법한 일이다.

마케팅적 측면을 배제하더라도 혼다의 등번호 10번은 밀란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밀란에서의 혼다는 만화 속 사카모토가 아니었다. 10번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펼친 탓에 혼다는 연일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주전으로 쓰자니 어정쩡하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기자니 패싱력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활동량이 눈에 띄게 좋아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도 없다.

자연스레 이적설이 제기됐다. 행선지도 다양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샬케04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의 에버턴 그리고 세리에A의 제노아까지 다양한 클럽이 혼다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됐다. 공짜로 영입한 혼다였기에 밀란으로서는 이적료로 한 푼이라도 벌 수 있으면 그만이다. 새 시즌 플랜에 들지 못한 혼다로서도 출전 기회 보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나가토모도 마찬가지다. 혼다와 달리 나가토모는 이적 초반 팀 내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후보로 전락한 나가토모 역시 새 행선지 찾기에 분주하다. 공교롭게도 나가토모는 자신이 인터 밀란으로 이적했을 당시 체세나로 둥지를 옮겼던 다비데 산톤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부상과 부진 탓에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플랜에서 벗어나 방출 위기에 처했다. 나가토모 행선지는 터키의 갈라타사라이와 프리미어리그의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온 그리고 최근에는 J리그 복귀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인들이 꿈꿔왔던 자국 대표 스타들의 세리에A 빅클럽 활약 역시 시즌을 치를수록 점차 소강 국면에 이르고 있다. 혼다와 나가토모 모두 새 시즌 주전 입성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벤치 신세로 전락한 탓에 두 선수 모두 20일 남짓 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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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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