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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 '아육대' 태도 논란, 그냥 놔두면 더 심해진다


입력 2015.08.12 10:39 수정 2015.08.12 10:51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국내 팝공연 문화 선진화 해야

국내 걸그룹들에 대한 공연이나 방송 활동 여건을 지금처럼 그냥 놔둘 경우 티아라가 '아육대'에서 빚은 태도 논란은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이다. ⓒ MBK엔터테인먼트

2012년 9월, 걸그룹 티아라는 홍콩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홍콩에서 열리는 쇼케이스 출연료 때문이었다. 단일 행사에서 티아라가 받은 금액은 7억원이었다. 당시 걸그룹이 국내 방송 출연을 통해 받는 출연료는 기십만원이고 주수입원이라고 불린 지역행사는 수백에서 많아야 몇천만원이 안되었다.

아울러 티아라에게 홍콩에서는 명품자동차 의전서비스가 자동적으로 제공되었다. 받아보지 못한 서비스라 낯설었는지 티아라는 버스 이동을 고집했다. 이런 개런티는 국내에 파장을 몰고 왔다. 국내 행사비와 너무 비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티아라만이 아니라 이때 당시 톱 클래스의 걸그룹들은 지역 행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해외 행사에 좀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후 월드 스타가 된 싸이가 국내 지역 행사를 대학가를 중심으로 펼친 이후 좀 균형을 회복했지만 역시 걸그룹의 트렌드는 해외 공연이었다. 티아라의 태도 논란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은 여기에서 비롯할 수 있다.

티아라의 경우, 해외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국내 활동 자체가 일단 뜸했다. 앨범 발표가 없으면 공연이나 방송이 있어야 했지만 국내에서는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해외에 가면 잘 볼 수 있을 상황이었다. 이와중에 국내 팬들에 대한 관리가 소홀 했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는 한국팬보다 중화권 팬들이 더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 때문에 몇가지 사례를 통해 티아라가 구설수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비단 이번에 '아육대' 녹화에서 벌어진 태도 논란은 어느날 갑자기 빚어진 일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국내 환경이 열악했고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 경향이 있다. 중국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가수 싸이가 국내 행사에 좀 더 우선하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 것은 모두 이유가 있다. 한류 스타들이 국내 기반을 제대로 혹은 든든하게 구축하지 않으면 한류스타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활동 여건이 바뀔 필요는 있다. 비록 그것이 경제적인 수익 불균형의 개선에만 모아지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육대'가 다른 중화권이나 일본의 행사들에 비해 걸그룹들에게 나은 점을 제공해 주는 것은 거의 없다. 다만 한국에서 진행된다는 점 뿐이다. 과거같으면 지상파 방송사의 파워 때문에 잇점을 가질 수 있었지만, 글로벌 시대에 그 가치를 찾기는 더욱 힘들어 졌다. 오히려 '아육대'를 통해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 행운인 상황이다. 실제로 출연한 아이돌은 매년 부상을 당했다. 바쁜 일정중에 자발적으로 출연할 수 없고,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한류 스타 아이돌 그룹을 집단적으로 모아서 지상파가 이끄는 대로 프로그램이 구성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지 모른다. 케이 팝 열풍이 계속되는 한 말이다. 그런 상황을 전제로 한다면, 앞으로 국내 행사나 공연 무대를 소홀히 하는 현상은 빈번해질 것이다. 국내 팬보다는 해외 팬에 더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도 많은 걸그룹들은 국내 공연 보다는 해외 공연에 집중 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단독공연이 없거나 있어도 서울에서만 열고 다른 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여에 이를 정도로 큰 행사를 항상 치르고 있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수익이 많이 나기 때문에 국내 활동이나 팬들에게 소홀하게 대한다면 이는 분명 현실착오적임에 분명하다.

이런 여러 맥락에서 볼 때,  우리가 걸그룹의 태도를 보기 전에 생각할 것은 따로 있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우리의 대중음악 공연이 선진화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든지 소홀한 매니지먼트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팬들에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공연 문화 형식을 만들어 왔다면 이제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꿔야 한다. 글로벌이 아니라면 아시아의 기준에 맞게 공연 문화와 그에 따른 인센티브 양식을 개선하고 선진화 해야 한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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