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주연의 '용팔이'가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6%(닐슨 코리아·전국 기준)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이는 올해 지상파에서 방송된 수목드라마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다. 동시간대 방송한 KBS2 '어셈블리'(4~5%대), MBC '밤을 걷는 선비'(6~7%)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수목극 정상을 고수하고 있는 것. 광고는 1~4회 모두 완판됐다.
인기의 일등 공신은 용팔이로 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주원이다. 돈을 위해 불법 왕진을 다니는 '용한 돌팔이' 김태현 역을 맡은 주원은 김태희가 누워 있는 내내 고군분투하며 화면을 날아다녔다. 1~4회는 주원의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주원은 동생 수술비를 대느라 진 빚을 갚기 위해 조폭 왕진을 다니는 '용팔이'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따뜻한 마음씨에 뛰어난 실력까지. 미워할 수 없는 용팔이는 꽃미남 주원이라는 배우를 만나 훨훨 날았다.
방송이 끝나면 주원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다. 어린 나이에도 홀로 극을 이끈 주원의 연기력은 토를 달 수 없을 정도.
주원의 잘 차려놓은 밥상은 누워 있는 김태희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그 맛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1~2회를 통틀어 김태희가 나온 부분은 극히 적다. 주원과 김태희는 3회에서 비로소 만났다.
김태희가 맡은 한여진은 재벌가 상속녀로 이복오빠 도준(조현재)의 계략으로 3년째 깊은 잠에 빠진 인물. 김태희가 누워 있는 것은 캐릭터 설정 때문이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희도 출연 분량에 대해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4부까지 내 분량이 적어 출연을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웰메이드 드라마라 생각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즉, 김태희도 적은 출연 분량에 대해 인정하고 감내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이 거듭될수록, 또 김태희의 대사 분량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여론은 악화됐다. "왜 누워 있느냐?", "누워 있는 게 낫다", "누워 있는 것도 어색하다" 등 그간 김태희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연기력 논란이 이어진 것.
배우 김태희 주원 주연의 SBS 수목극 '용팔이'가 인기몰이 중이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언론도 마찬가지다. '누워 있는 김태희 출연료', '다 된 용팔이에 김태희 뿌리기' 등의 김태희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나왔다.
김태희에 대한 연기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나왔고, 김태희 자신 역시 알고 있다. '용팔이'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선입견 아닌 선입견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선 변화된 모습으로 선입견을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적을 다 받아들이고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데뷔하면서 많은 준비 없이 주인공을 맡게 됐다. 바쁘게 작품에 들어가는 일이 이어지면서 허점을 많이 보여 연기력 논란이 나온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노력하면서 연기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용팔이'는 욕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간 작품"이라고 말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그에게 벌써 불거진 연기력 논란은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제대로된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아이디 rc***를 쓰는 한 누리꾼은 "모두가 김태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것 같다"고 꼬집었고, jj***는 "앞뒤 없이 김태희를 까진 말자"고 지적했다.
김태희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ln***는 "이제 시작인데 무슨 연기력 논란이냐? 한 번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 시청자는 "김태희는 얼굴 자체가 상품"이라며 "연기력 논란을 떠나서 보고 싶은 얼굴을 지녔다는 사실만으로도 배우로서는 자질이 있다"고 짚었다.
김태희의 분량은 5회부터 늘어날 전망이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김태희 씨가 이번 드라마에 대한 애착이 크다"면서 "5회 방송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그가 주원 씨와 어떤 연기 호흡을 보일지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용팔이'의 향후 시청률은 잠에서 깨어난 김태희에게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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