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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휴전후 첫 48시간 선전포고하면서 2발? 간보기


입력 2015.08.20 21:42 수정 2015.08.20 21:47        하윤아 기자

전면전 두려워하면서도 남남갈등 유발 정부 대응 무력화

전문가들 "직접 타격 가능성 두고 전면전 두려워 말아야"

북한군이 20일 오후 서부전선에서 우리 군을 향해 포격 도발해 우리군이 대응 포격을 했다.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은 로켓포로 군 관계자를 통해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군이 사용중인 고사포(위)와 자주포의 모습.ⓒ연합뉴스

북한군이 20일 오후 3시 52분과 4시 12분경 서부전선 육군 28사간 일대에 2차례 걸쳐 화력 도발을 감행한 것과 관련, 국방·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날 포격이 상당히 소심한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당장은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살피기 위해 일종의 ‘간보기’ 차원에서 이번 도발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를 예상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북한 4군단 출신의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20일 ‘데일리안’에 “2발을 쐈다는 것은 북한에서 간을 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포격은) 우리 측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타진해보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또 “북한이 그동안 ‘반드시 타격하겠다’고 해왔는데 타격을 하지 않으면 체면이 서지 않으니 2발이라도 쏜 것일 수 있다”며 “우리가 대응사격을 했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이 없는 것을 보면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2발은 소심한 도발”이라며 “우리 군의 간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1mm나 242mm가 아닌 위력이 작은 107mm의 포일 가능성이 있다. 아마 여러 부분을 생각하고 상황이 (더 크게) 번지지 않도록 소심하게 도발한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다수의 국방·안보·통일 전문가는 북한 스스로가 체제나 정권을 흔들 수 있는 확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정면충돌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직접적인 타격 대신 은밀한 기습을 가하는 방식으로 추가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우리 군이 즉각적으로 반격할 수 없도록 하면서 현 정부를 정치적으로 난감하게 만들고, 우리 군의 수뇌부를 흔들 수 있을만한 우회적 도발로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북한으로서는 최선의 도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과 달리 북한이 직접적인 포격을 가하면서 확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북한의 “확성기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48시간 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는 선전포고가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직접 타격이라는 최악의 수를 둘 경우까지 모두 고려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향후에 도발 수위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직접타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북한이 도발을 행동으로 옮긴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직접 타격할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게 정 실장의 견해다.

양욱 위원 역시 “직접타격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늘 문제가 생기게 된다”며 “도발은 언제나 있을 수 있고 그것이 고강도의 충격을 가하는 도발이 될 수 있음을 우리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은밀한 기습공격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정권 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직접적인 타격으로 도발하면 당연히 우리 군이 반격을 할 텐데 이것은 오히려 북한 정권이 손해 보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의 원인을 우리에게 돌리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다음 도발은) 누가 했는지 모를 정도로 기습하는 형태로 위협을 가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심진섭 한국교통대학교 심리학 교수(전 합참 대북심리전 전문·정책 요원)도 “북한의 가장 큰 목적은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이 원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방식의 우회적 도발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의견을 보탰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전달했다.

북한은 서한에서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며 관계개선을 운운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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