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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저유가...'제2 IMF' 위기설이 그냥 '설'뿐일까?


입력 2015.08.24 15:33 수정 2015.08.24 16:24        산업부 종합

자동차 호재지만 철강 정유 화학 항공 등 직격탄

원가절감, 제품 차별화, 생산기지 다원화로 대응

북한의 포격 도발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현황판이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38.48(2.01%)포인트 내린 1876.07에 장을 마감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금리인상 압박, 그리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기조 등 '3중고'로 인해 제2의 IMF를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각국 환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각 업종별 영향을 파악하는 한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 금리인상 압박은 업종별로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향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한 철강·정유 업종의 경우 악영향이 크지만, 자동차 등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업종의 경우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며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B2B 직격탄, 자동차 호재…업종별 희비 엇갈려

철강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가격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의 철강 물량의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이중고가 우려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향 수출은 달러결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손실 쪽으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애초에 생산원가 측면에서 국내산 철강제품이 중국산과 러시아산에 밀리는데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산의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진다면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어려움이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시장은 최근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철근 등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절하가 호재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산 철강제품 공세를 반덤핑 제소와 품질검사 등 비가격 요소로 방어해 왔고, 최근 철근쪽 수요가 살아나면서 내수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는데 중국 철강업체들이 수출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하며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의 경우 최근의 환율 상황이 단기적으로는 이익률 증가 효과로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시적인 강 달러로 수출 포지션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인 정유·화학업계의 경우, 석유·화학제품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중국발 수요 위축은 결국 마진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시장의 우려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강달러와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이미 하락세가 보이지 않는 원자재 시장에 더욱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이란발, 미국발 원유 수출 뉴스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유가 또한 당분간 하락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유업계는 재고 손실로 인한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우려를 표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절하의 목적이 내수활성화인데, 그 자체는 석유·화학산업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중국에서 공장 증설이 잇따르고 있는데, 여기서 생산된 물량이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국제 시장에 나오면 우리에게는 위협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정유업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유업체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원유를 구매하고 필요 경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 부분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학업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중국이 위안화 절화를 해버리면 수출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가격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유가에 수요가 받쳐주질 않아 어려움이 큰 가운데 또 다른 악재가 생겼다”고 말했다.

전자와 항공 등 소비재 분야도 위안화 평가절하의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가 평가 절화되면 중국내 중저가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또한 미국 금리인상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수출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연료 구입을 달러로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은 저유가로 얻는 이익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업종 특성상 달러 표시 외화(달러화)부채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이 발생하고 이자비용도 불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약위안화-강달러’ 기조가 해외여행객 감소로 이어질 경우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동남아 단거리 노선 의존도 높은 편으로, 특히 중국 노선이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위안화 평가절하로 관광객 감소될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항공사보다 피해 폭 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호재’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 절하가 중국의 소득증대로 이어지면 중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할 수 있고, 위안화 약세로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자동차를 판매할 때 조금 더 싸게 팔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자동차 업계의 이익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가를 짓누른 원·엔화 환율의 추세 전환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순이익이 각각 7, 10%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게다가 원·엔화 환율이 상승하면서 엔저에 기저한 일본업체들의 경쟁우위가 약해지는 경쟁구도 측면에서의 효과까지 감안하면 환율로 인한 실제 이익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가절감, 제품 차별화, 생산기지 다원화 등 장기적 안목으로 대응

국내 업체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차손 최소화를 위한 결제 통화의 다양화와 같은 단기적인 처방은 물론, 장기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한 원가절감과 제품 차별화에 힘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달러화 강세는 오늘내일 이야기가 아니다”며 “LG전자는 거래 통화 종류 늘려 환해지를 해오고 있으며, 생산기지 다원화 등 근본 대책을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철강이나 정유, 화학과 같은 B2B(기업간 거래) 업종의 경우 환율 변동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없는 구조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가구조상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지만,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철강 본원 경쟁력을 높여 후발 업체들이 제공할 수 없는 제품과 가치를 제공하는 게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 재고 최소화, 고정비용 절감, 원료관리 효율화 등 긴장감 있는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다양화, 에너지제품 비즈니스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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