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넥센, 불가피한 무리수 '조상우' 더 큰 화?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5.10.11 09:00  수정 2015.10.11 18:57

1차전 포함 포스트시즌 2경기 투구수 100경기 육박

2차전 투입 의지..투구수 보다 제구 흔들려 걱정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넥센 조상우. ⓒ 연합뉴스

“조상우, 내일도 던질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역전패를 당했다.

넥센은 10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0회 대타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3-4 역전패했다.

1차전 승리를 따낸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지난 1989년 시작된 24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무려 83.3%에 이른다.

반면 궁지에 몰리게 된 넥센은 두산 좌완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힘겨운 2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에 대해 “전반적으로 선수들은 잘했다. 8회 승부수를 던졌는데 이것이 통하지 않았다. 감독 탓이다”고 자책했다.

염경업 감독이 언급한 승부수는 조상우 투입이었다.

넥센은 7회 등판해 불과 공 3개만 던진 한현희를 8회 시작과 함께 내리고 조상우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한현희를 내린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있었다. 선두타자로 나설 두산 민병헌이 올 시즌 한현희를 상대로 5타수 3안타로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8회는 무실점으로 막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이후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 3-2 앞선 9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사사구 4개(볼넷3·김재호 사구1)로 동점을 허용, 연장 승부를 막지 못했다. 결국 넥센은 연장 들어 두산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이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부담을 느꼈는지 힘이 많이 들어갔다. 볼넷이 많은 것이 아쉽지만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사흘 전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무려 49개의 공을 뿌린 조상우는 이날도 48개를 던졌다. 이틀의 휴식 시간이 있긴 했지만 포스트시즌 2경기 5이닝 97개의 투구수다. 체력적으로도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무리가 있다 없다 말할 상황이 아니다. 현재의 최고 전력으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며 “2차전에도 1이닝 정도 소화하게 될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쉬면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넥센이 2차전까지 두산에 패한다면 PO 진출이 어려워진다. 리드 상황이라면 조상우 투입이 불가피하다. 조상우 스스로도 "더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의욕과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조상우의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프로 3년차 조상우의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직구를 제대로 때리긴 쉽지 않다. 하지만 준PO 1차전에서 투구수가 불어나면서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간파한 두산 타자들은 덤비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리는 영리한 대처로 조상우를 무너뜨렸다.

투구수에 따른 혹사 등의 문제를 떠나 투구수가 불어날수록 제구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 약점이다. 경기 종반 중요한 순간에 이뤄질 조상우 투입으로 인해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넥센은 2차전 선발로 라이언 피어밴드를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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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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