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있어요' 불륜 vs 로맨스 '아슬아슬 줄타기'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이규한 출연
"막장 아닌 명품 드라마, 시청률 오를 것"
"막장 아닌 명품입니다."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에 출연 중인 배우들의 믿음은 확고했다. 드라마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내용을 그린다. '스캔들'(2013), '반짝반짝 빛나는'(2011), '진짜진짜 좋아해' 등 다수의 인기극을 집필한 배유미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애인있어요'는 여주인공의 남편이 불륜에 빠지는 모습, 이후 기억 상실에 걸린 그녀가 불륜녀의 남자가 된 옛 남편과 다시 얽히는 소재 탓에 막장 불륜극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월 22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6.4%(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시작해 7%대 시청률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불륜인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끌린다", "설레는 드라마", "시청률이 왜 낮은지 모르겠다" 등 뜨거운 반응이 섞인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인공 해강(김현주)이 기억상실 후 쌍둥이 여동생 독고용기로 살아가다 헤어진 남편(진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극의 재미가 더해가고 있는 것.
시청률은 경쟁작 MBC '내딸 금사월'의 20%에 한 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작품성과 시청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15일 경기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진희는 드라마에 대해 "불륜이 아닌 사랑을 다뤘고 막장 드라마가 아닌 명품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지진희는 이어 "진언이는 해강이를 정말 사랑하고 해강이만 바라보는 캐릭터"라며 "진언이가 설리와 불륜은 저지르는 모습 때문에 진언이가 나쁜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지진희가 맡은 진언은 제약 기업의 외동아들로, 아내 해강의 모습에서 자신이 증오해온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멀어지던 중 후배 강설리(박한별)와 불륜을 저질렀다.
'국민 밉상녀'가 된 박한별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욕을 먹고 있다"며 "당분간 눈 감고, 귀를 막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미소 지었다.
"댓글도 안 보고 인터넷도 안 하려고 하는데 동료, 제작진이 설리가 욕을 먹고 있다고 해요. 사실 설리의 죄는 진언이를 사랑한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일부러 계산적으로 생각하며 악한 행동을 한 적은 없으니까요. 시청자들이 악녀라고 한 것에 대해서 공감할 수 없습니다(웃음)."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여배우 김현주다. 올해 초 종영한 KBS2 '가족끼리 왜 이래' 이후 '애인있어요'를 택한 김현주는 극 중 제약회사의 기업변호사이자 경영전략본부 상무 도해강과 그의 쌍둥이 동생인 경력 10년차 경리부 대리 독고용기를 연기 중이다.
불륜극 같아서 처음에 캐스팅 섭외를 거절했다는 김현주는 "감독님의 순수한 눈빛에 끌렸다"며 "한 번 작업해본 배유미 작가에 대한 신뢰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작품 선택을 정말 잘한 것 같다"며 "내겐 즐거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내 나이에 맞는 작품과 캐릭터인 듯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김현주는 기억을 잃은 해강까지 소화하며 1인 3역 연기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연기 잘하는 여배우'라는 극찬이 따라온다.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는 게 힘들지 않아요. 시청자들이 칭찬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그게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해강(김현주)을 향한 절절한 순애보를 펼치고 있는 백석 역의 이규한은 "처음으로 훈훈한 이미지의 좋은 역할을 맡았다"며 "시청률과 인기가 비례하지 않는 걸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웃었다.
박한별은 "그간 내가 했던 작품 중에 최고로 꼽힐 만큼 주변 반응이 좋다"며 "체감 시청률만 보면 국민 드라마"라고 자부했다.
'애인있어요'는 50부작인 장편 드라마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진희는 "시청률 얘기를 하면 속상한데 동료들끼리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며 "시청률을 올리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올해 목표"라고 했다.
전작에서 국민 드라마 시청률을 경험한 김현주는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큰 듯했지만 이내 담담한 태도를 드러냈다.
"시청률이 너무 저조해서 충격적이었죠. 주연으로 책임감도 느꼈고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크니 시청률도 곧 따라올 거라 믿어요. 드라마를 연구하고 캐릭터를 캐내는 맛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즐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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