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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제대로 답해" "조용히해" "나가" 아수라장


입력 2015.10.16 20:02 수정 2015.10.19 14:45        문대현 기자

<대정부질문>19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은 '막장'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교학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질의도중 여야의 고성과 야유에 정갑윤 부의장이 장내정리를 하자 야당에게만 불합리하고 편파적인 행사라며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내재돼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뇌관이 결국 폭발했다. 야당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향해 "제대로 답변하라"고 언성을 높였고 여당은 "조용히 좀 하라"고 맞대응 하는 등 장내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참관을 위해 방청석에 있던 학생들의 눈은 '놀란 토끼눈'으로 변했다.

16일 국회에서 진행된 4일차 대정부질문(교육·사회·문화분야)에서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황 총리를 불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황 총리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도 의원은 "황 총리는 지난번 대정부질문에서 교과서가 6·25 전쟁 책임이 남북 모두에 있다고 오해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교과서를 보면 분명히 북한이 전면적으로 남침했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무비판적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이간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총리는 "미래엔 교과서 342쪽에 6.25 전쟁을 남북 공동 책임으로 묻고 있다"며 "일부 학생은 바뀐 교과서를 쓰고 있지만 확인한 바 현재 고3 학생들은 여전히 문제되는 교과서를 갖고 공부하고 있다. 교과서는 바뀌었지만 필자들은 아직 소송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 의원은 황 총리의 답변에 "내가 갖고 있는 교과서엔 아니다. 지금 현재 주체사상에 무비판적인 교과서가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고 황 총리는 "아까 그 부분에 설명했는데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며 맞섰다.

그러자 야당 의원석에서는 진성준·은수미 의원을 중심으로 "제대로 답변하라", "어떤 교과서 몇 페이지인지 밝혀라"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당에서도 가만 있지 않았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설명한다는데 왜 못하게 해! 교사용 지도서엔 북한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돼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진성준 의원은 "조원진 수석 조용히 좀 하세요. 그럼 지도서를 바꿔야지 왜 교과서를 바꿉니까"라며 사회를 보고 있던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을 향해 "조원진 내보내세요"라고 외쳤다. 이 외에도 다수의 의원들이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 할 정도로 한꺼번에 고함을 질러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보다 못한 정 부의장은 사태를 수습하고자 마이크를 잡았고 "도 의원은 흥분하지 말고 황 총리를 향해 차근차근 답변의 시간을 줘라"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다시 문제가 됐다. 야당 의원들이 편파적으로 사회를 본다고 들고 일어선 것.

서영교 의원은 "조원진 수석에게 뭐라고 하세요"라고 외쳤고 은 의원도 "공정하게 사회보세요"라고 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총리보고 답변 똑바로 하게 하세요", "그렇게 사회보려면 내려오세요"등의 발언을 하며 수위를 높였다.

급기야 이종걸 원내대표는 맨 뒤인 자신의 자리에서 단상 앞으로 걸어가 "지금 질문하는 사이에 소리지른 사람이 누군데 왜 도 의원에게 주의를 주냐"고 따져 물었고 정 부의장은 "내가 조원진 의원 조용히 하라고도 몇 번이나 하지 않았나"고 대꾸했다.

이후에도 도 의원과 황 총리의 논쟁은 계속됐다. 도 의원은 "지금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는 것으로 호도하면 국민이 얼마나 불안해하겠나. 사실을 사실대로 말해야한다"고 지적했고 황 총리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려고 하는데 말을 못하게 하고 있지 않나"고 답했다. 야당 의원 석에서는 또 "말해보세요 그럼!"이라고 공격했고 여당은 "말할 시간을 주라고!"라고 방어했다.

정갑윤 "학생들이 보고 있다…차근차근하게 하자"

대정부질문에서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교학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질문하는 가운데 여고생들이 참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 부의장은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고 "지금 방청석에서는 학생들을 비롯해서 방청객들이 계속 들어오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가 이런 모습을 안 보여주는 대정부 질문이 되길 바란다"며 "또 소리치는 분이 있으면 존함을 부르겠다. 지역구도 부르겠다. 나를 원망하지 말고 서로 좀 차근차근하게 하자"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후 유승희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이 질의에 나서 국가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기조로 황 총리와 논쟁을 이어나가자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해도해도 너무하네. 북한인권처럼 이야기하잖아"라고 화를 냈고 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은 불쾌한 듯 "이노근 의원 좀 퇴장시켜주세요"라고 외쳤다.

이 의원은 결국 제 분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임 의원은 "알아서 나가네"라며 비꼬았다.

이날 첫 질의자였던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을 포함해 일부 야당 의원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황 총리와 감정 섞인 설전을 펼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 가운데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큰 잡음없이 질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서 의원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다양성을 외면하고 하나의 관점으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특히 국무총리가 5·16을 쿠데타라고 소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자위대의 한반도 출동 가능성을 본회의장에서 버젓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부총리는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황 부총리의 여러 답변에 서 의원은 인정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중간에 답변을 끊지 않고 질의를 이어가며 큰 탈 없이 마쳐 일부 야당 의원과 대조를 이뤘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에는 다수의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민을 초대했다. 해당 사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학생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의원들끼리 고성이 오가는 장면을 본 이들은 수위 높은 공방에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고 이런 장면이 재밌다는 듯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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