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강경파, 검사장 고발에 원내 "뒷감당 스스로"…또 '내부 엇박'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11.21 00:00  수정 2025.11.21 05:13

與법사위원들, 검사장 18명 기습고발에

김병기 "이야기도 안하고 자꾸"…불쾌감

李대통령 해외 순방길마다 당내 파열음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동안 잇단 논란을 자초하며 당정간 불협화음을 일으켜왔던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재차 '돌발 행동'이 벌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원내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대장동 항소포기에 반발한 이른바 '항명 검사장' 18명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뒤다.


그간 이 대통령의 외교 순방을 여당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김병기 원내대표는 급기야 "뒷감당은 그쪽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단독 행동으로 인해 당내 소통과 조율이 여전히 부재하다는 게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해석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0일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 건과 관련해 원내 지도부와 당 지도부에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법사위 차원에서 논의해 추진한 것으로 (지도부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중 외교 성과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돼야 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국회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전날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기습 고발했다. 기자회견은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과 김기표 의원이 맡았다. 이들은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에 집단 반발하고 검찰 내부망에 공동명의 입장문을 게시, 언론에까지 확산시킨 것은 법이 명백히 금지한 공무의 집단행위 즉 집단적 항명"이라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원내대표는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민감한 건 법무부와 소통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추진해야 한다. 협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예민한 이야기는 정제돼서 올라가야 하는데 (법사위가) 얘기도 안 하고 자꾸 (멋대로) 한다. 뒷감당은 거기에서 해야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표현은 그간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 중 당 내부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을 우려하던 가운데 불거진 탓으로 보인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대통령이 (해외) 나갈 때마다 꼭 당에서 이상한 얘기를 해서 성과가 묻히는 경우는 앞으로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6∼27일 이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순방을 다녀왔을 당시 현직 대통령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는 '재판중지법' 재추진을 시사했다. 이후 재판중지법이 정국을 강타하고,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되자 대통령실이 직접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법사위가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독자행보를 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이 대통령이 미국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지만, 같은 시기 법사위원들은 지도부와 논의 없이 '조희대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를 단독 의결했다. 이후 이 대통령의 외교 일정이 '조희대 사태'에 잠식됐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일부 법사위원은 검사장 고발이 당내 소통 부재로 비춰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진화에 나섰다. 검사장 고발 기자회견 당사자인 김기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일부 찬반 의견이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집단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엄단하는 모습을 보여야 이후에도 검사들이 정치세력화하는 데 어떤 대응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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