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미국 이미 기술 이전 어렵다했지만, 방사청이..."
"우리도 통합 기술 90% 가지고 있어…국방 과학 기술 믿어달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 이전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국방 외교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미 ASE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등 4개 장치에 대한 통합 기술을 한국에 이전하지 않기로 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F-X 사업 추진 초기에 미국 록히드마틴과의 협상에서부터 4개 장치의 통합 기술 이전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방위사업청은 록히드마틴의 말만 믿을 수 없어 ‘기술 이전과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의 확답을 받아보자’고 주장해 이번 방미 당시 기술 이전을 요청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라디오 프로그램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애초부터 방위사업청이 KF-X 사업을 추진할 때 미국에 록히드 마틴이 네 가지 통합 기술은 한국에 이전이 어렵다고 협상 때부터 이야기해온 것”이라며 “하지만 방위사업청으로서는 미국 정부의 확답을 받아보자, 이런 차원에서 조건부로 넣었던 것”이라고 이번 기술 이전 요청 배경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미 국무부가 록히드 마틴에 수출 허가가 나지 않으면 네 가지 기술에 대해서 한국 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라며 “(네 가지 장치에 대한 통합 기술을) 한꺼번에 한국에 이전한다는 결정은 미 국방장관이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미는 중요한 동맹 관계이고 미국이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술 이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한미 정부 간 기술 협의체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한 데 대해 “방산 협력 차원에서 특정 사업을 앞두고 워킹 그룹을 결성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앞으로 워킹 그룹을 구체화해서 KF-X 개발과 관련된 기술 이전을 더 원활히 하고 네 가지 기술과 관련해 협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네 가지 장치는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데, 그것을 전투기 안에 있는 임무수행형 컴퓨터와 통합하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이 기술도 우리가 90%는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방 과학 기술을 믿어보고 국민적 지지를 해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대변인은 국방부와 방사청이 핵심 기술 이전이 어렵다는 점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방사청이 초반에 추진할 때 이러한 부분을 언론에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아마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런 말을 너무 일찍 해버리면 불리한 여건이 될 수 있어 그런 차원에서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방부가 기술 이전을 위해 사드 배치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논의했을 수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해서 한국에 알려온다면 우리는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