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에서 한껏 높아진 기대치를 감안하면 마무리가 다소 허무한 감은 있을지 모르나 이번 대회는 분명히 U-17 대표팀이나 이승우 개인에게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꺾고 잉글랜드를 밀어내고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성인대표팀 포함) 본선 사상 조별리그 첫 2연승-전 경기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6강전 들어 탄탄하던 수비가 흔들리면서 벨기에와의 악연을 이어간 것은 아쉽지만, 이는 변수가 많은 청소년 대회의 특성상 어린 선수들이 겪을 수 있는 집중력의 한계였다.
이승우에게 이번 대회는 적절한 수준의 성취와 경험, 그리고 아쉬움의 눈물이 공존했던 대회였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곳이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승우처럼 아직 어린 나이의 유망주들에게는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때로는 실패와 시행착오의 경험이 미래를 위한 더 큰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승우의 재능이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증명됐다. 이승우는 대회 내내 '코리안 메시'라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 언론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록 메시처럼 매 경기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번뜩이는 개인기와 창의성은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독보적이었다.
무엇보다 '원 팀에서의 이승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미가 크다. 이승우의 재능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그 기량이 팀플레이 안에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이승우의 튀는 개성과 그에게 쏟아지는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성장 단계의 유망주들에게는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대회 내내 최진철호의 에이스이면서 팀의 일원으로서도 약속된 전술과 팀플레이, 동료들과의 공존에서 모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으로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벨기에전에서 이승우의 페널티킥 실축과 패배 후의 눈물은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다. 열심히 해도 자신의 뜻대로 안 되는 때가 있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날도 있다.
더 좋은 선수, 더 강한 팀이라고 해도 작은 변수가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것이 축구다. 누구보다 큰 야심을 가지고 있던 이승우가 이번 대회에서 느꼈을 아쉬움과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은 그만큼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한 채찍질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승우에게는 더 중요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승우는 최근 바르셀로나와 프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FIFA가 구단에 내린 징계 여파로 당장 팀 훈련과 공식경기 경기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공백기 또한 개인훈련과 자기관리를 통해 본격적인 프로세계의 경쟁이 뛰어들 준비를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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