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 될 삼성맨 "처우·위로금 협상, 이제부터..."
임금격차 1000~1500만원...고용승계·급여수준 놓고 진통
삼성정밀화학 노사비대위 구성...“현재 큰 동요 없으나...”
삼성에서 롯데로 명함을 바꾸게 된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직원들의 고용과 처우를 놓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삼성정밀화학이 3일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노사비대위)를 구성하고, 롯데측에 고용과 처우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노사비대위는 이날 △신동빈 회장의 사업장 방문 △고용과 처우에 대한 명확한 보장 △적극적인 투자확대와 지원 △‘창조적 파트너십’에 대한 지지와 지원 △소통과 상생의 실천 강화 등 5가지 내용의 요구안을 롯데측에 제시했다.
당초 삼성정밀화학이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 유일하게 노조가 있었기에 이번 매각과 관련한 노조의 대응이 주목돼 왔다. 특히 이번 매각에 대해 울산사업장 내에서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 당시와 같은 갈등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측과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이번 문제를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파업과 투쟁과 같은 대결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급여와 위로금 등에서 실질적 이득을 취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성명서에는 롯데에 지지하는 부분도 있고, 삼성과 롯데에 당부하는 말 등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복합적으로 담겨있다”면서 “전체적인 맥락은 지지해서 롯데그룹과 잘해나가겠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고용보장과 처우보장문제이다 특히 롯데와 삼성간의 임금격차가 적게는 1000~150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급여삭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고용과 처우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으며, 이는 앞으로 협상을 해 나가할 부문”이라며 “(위로금도)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SDI의 연간 평균 급여는 남성 4300만원, 여성 2600만원이며 삼성정밀화학은 남성 4900만원, 여성 3000만원이었다. 반면 롯데케미칼의 경우는 남성 3400만원, 여성 1800만원 정도로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보다 낮아 자연스럽게 급여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연말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빅딜로 발생한 직원들의 집단 반발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삼성그룹은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원·삼성탈레스 등 방산‧화학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매각했는데 임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다.
결국 삼성토탈에는 1인당 4000만원에 기본급 6개월치, 삼성종합화학에는 1인당 평균 5500만원의 위로급을 지급했다. 또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직원들에게도 각각 약 4000만원과 약 2000만원의 위로금을 쥐어줬다.
관련업계에서는 회사마다 상황이 달라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번 매각에서도 이와 동일한 수준에서 위로금 지급 규모가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매각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던 터라 임직원들은 큰 동요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고용이나 처우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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