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총선 5개월 앞두고 달라도 너무 다른 여야, 왜?


입력 2015.11.22 09:21 수정 2015.11.22 09:26        전형민 기자

새누리 "180석 거뜬" 호언에 vs 새정치 "73석도…" 엄살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우)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좌)가 서로 다른 표정으로 자리에 앉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제20대 총선이 불과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을 준비하는 여야의 태도가 180도 달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 대표가 나서서 "180석은 거뜬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73석만 획득할 것'이라는 괴문서가 나도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80석이 목표이며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총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대표는 180석을 목표로 정한 이유에 대해 "국회선진화법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망국법인데 이것의 철폐를 위해서라도 180석 의석확보가 절실하다"고 설명해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위한 의석수 확보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사실 15대 국회 이후 정원의 60%인 180석을 차지한 당이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김 대표의 180석 발언은 현실적으로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충분히 '그럴듯한 내용'이 숨겨져있다.

새누리 자신감의 근거, '야당 분열'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이렇게 180석을 운운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봤다. 우선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기선을 제압하는 '과시용'이라는 분석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이후 벌어진 모든 재·보선에서 연전연승하며 기세가 올라온 여당으로서는 '내친 김에 한 번 더!'라는 기세를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야권의 '지리멸렬'이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본격 총선 모드에 돌입해야할 야당이 여전히 계파별로 분열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역대 선거에서 여야의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 중 하나는 야권의 '단합·단일화'였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야권의 '분열'은 곧 여권의 승리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보통 5%p 내외의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면서 "만약 야권이 분열돼 제3야당의 후보가 5%만 가져가줘도 여당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야권의 '무능'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를 김 대표 자신감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18일 사실상 공식선언한 천정배 신당도 결국에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의 발로(發路)"라면서 "호재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야권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야당 평균의 2배 수준이었지만 여론이 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슈는 꾸준히 있어왔다. 2015년만 놓고봐도 '성완종 리스트',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의혹',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등 야당이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이슈들이 분명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이들을 전혀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왼쪽부터)김두관 전 경남지사, 천정배 무소속 의원,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잡고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정치, 계속 '분열'하면 '최악'이 현실로

여당이 이런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지만 야당은 오히려 더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17일 '문화일보'가 보도한 '20대 총선 획득가능 의석 시뮬레이션(안)'은 결정타다.

'20대 총선 획득 가능 의석 시뮬레이션(안)'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내년 4·13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은 지역구 61석, 비례 12석 등 총 73석을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야당 최악의 선거였던 18대 총선의 81석보다 8석이 적고 현재 127석과 비교한다면 무려 54석이 줄어드는 수치다.

새정치연합은 진성준 전략본부장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이 문서를 '괴문서'로 규정하고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한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그거(시뮬레이션안) 검증이 안 된 것이고 엄청 허술해서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라며 애써 무시했지만 불안감은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당내에서조차 '이번 총선은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워낙 강하고 실제로 당 차원에서도 "누군지 밝혀내겠다"고 공언한다는 것 자체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문제는 도무지 통합이 안 돼는 야권 분위기다. 지난 18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천정배 신당은 겉으로는 전국정당을 내세우지만 그 중심은 새정치연합을 떠난 호남민심에 기반하고 있다. 게다가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은 수명을 다한 정당"이라며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리고 연대의 가능성조차 선을 그은 상황이다.

멀어져가는 호남민심을 잡기 위해 같은 날 호남으로 향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광주에서 그동안 당내 비주류들이 주장하던 이른바 '문안박 연대'(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 지도체제)를 전격 선언했다. 하지만 되려 일각에서 "그게 호남이랑 무슨 상관이냐"며 비주류간 다툼으로 격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야권 통합이나 연대만으로도 가뜩이나 갈 길이 먼 데 당내까지 말썽으로 소 걸음하는 형국이다.

20대 총선이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현 상황에서 야당의 '분열'이 총선 승패의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전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