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래 평균 출전시간이 항상 30분을 훌쩍 넘겼지만 2013-14시즌부터 체력 관리 차원에서 출전 시간이 30분 이하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부상으로 빠진 경기를 제외하고 12경기에서 평균 24분 15초만을 소화하며 커리어 이후 가장 적은 출전시간을 기록 중이다. 단지 출전시간만 놓고 보면 식스맨에 가까운 기록이다.
출전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김주성의 팀 내 영향력까지 줄어든 것은 결코 아니다. 김주성은 올해도 12.3점, 5.6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성기와 비교해 기록 수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출전시간을 감안했을 때 효율성은 오히려 더 높아진 셈이다.
더구나 김주성의 진짜 가치는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비와 박스아웃, 경기 조율 등 궂은 일에서 더 빛을 발한다. 시즌 초반 김주성이 부상으로 빠졌던 동부는 하위권으로 추락했지만 김주성이 정상적으로 복귀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다시 5할 승률을 회복하며 단독 6위로 올라섰다.
특히 김주성은 나이가 들면서 플레이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빅맨으로서 골밑 위주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면 요즘은 외곽까지 활동반경을 넓혔다.
적극적으로 3점슛을 시도하거나,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경기흐름을 조율하는 모습은 최근 들어 김주성의 플레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출전시간을 관리 받으면서 투입될 때마다 짧은 시간에 약속된 플레이 위주로 집중하는 패턴도 달라진 부분이다.
김주성은 20대 때만 해도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선수였다. 장신임에도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골밑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잔부상이 많았던 탓에 30대가 넘고 운동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장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김주성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도 동부의 핵심 선수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엘리트 토종 빅맨으로 건재하다. 여전히 기량으로 김주성을 압도할만한 빅맨은 리그 내에서 찾기 힘들다. 이는 김주성이 세월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신선수들의 3점슛이나 외곽플레이 수행 능력은 현대농구의 대세가 돼가고 있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김주성은 이러한 현대농구의 변화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 힘을 앞세워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아도 기술과 타이밍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요령을 알고 있다.
하지만 김주성은 여전히 자신의 장점과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부쩍 늘어난 3점슛 시도나 득점 등은 약속된 패턴에 따른 전술적 역할일 뿐, 여전히 자신의 주요 임무가 수비나 리바운드 등에 있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변함없는 꾸준함과 이타성이야말로 여전히 김주성을 김주성답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다.
한편, 김주성은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2015-16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통산득점 3위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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