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구군, 황금 연휴에도 초등테니스 대회 유치로 효과 톡톡
지역경제 실질적 활력 불어넣고 향후 생활인구 증가 기대도 커져
연맹과 군의 긴밀한 협조 체계 아래 체육 꿈나무들 실력과 희망도 키워
개천절을 시작으로 추석 명절, 그리고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에도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군수 서흥원)의 스포츠마케팅 ‘열차’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대한민국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가 심화되고,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지역소멸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이중고 속에 많은 중소 지방자치단체가 스포츠를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양구군이다. 전지훈련팀 유치 및 전국 단위 스포츠대회 유치 등을 통해 지역으로의 방문을 유도해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정부자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보통교부세 산정기준이 된 ‘생활인구’ 증대까지 꾀하고 있다.
양구는 생활인구 늘리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타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해야 하는 지자체로 우뚝 섰다. 접경지역의 양구군은 ‘국방개혁 2.0’ 여파로 군부대가 대거 철수한 가운데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위기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스포츠마케팅에 행정력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인구 2만 남짓의 양구는 지난해 30만 명을 불러들이며 309억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일으켰다. 2023년 232억 원 대비 77억 원 증가한 수치이자 양구군 역대 최고 수치다.
스포츠마케팅은 통해 생활인구를 유입시켜 지역소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실질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패턴으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핵심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양구군이 연휴 기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스포츠마케팅 1번지’답게 양구군의 양구테니스파크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시설에는 연휴 첫날인 지난 3일에도 선수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체육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야구-축구 대회 참가자, 전지훈련팀 등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장 눈길을 모은 곳은 개천절 막을 올린 ‘제31회 한국초등테니스연맹회장배 전국초등학교테니스대회’가 펼쳐진 양구테니스파크.
이날 대한민국 테니스 꿈나무들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쾌적한 기후를 배경으로 우수한 체육 인프라 위에서 실력을 키우며 꿈도 키워갔다. 경기에 앞서 한국초등테니스연맹이 어린 선수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가 펼쳐지면서 코트 안팎에서는 선수와 학부모들의 함성이 쏟아지기도.
이번 대회를 통해 이날 양구테니스파크를 찾은 선수들과 학부모는 어림잡아도 500~600명 수준이다. 작지 않은 주차장은 차를 댈 곳이 없어 1~2바퀴 돌아야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회 참가 등록 선수만 약 300명에 이른다. 학부모까지 포함하면 이번 대회를 통해 양구군을 찾는 선수와 학부모는 약 800~9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단식에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거나 복식을 겸한 선수와 가족들 체류일이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스포츠마케팅 효과는 더욱 커진다. 양구군의 체류형 대회 유치 효과다.
유소년 테니스 대회와 같은 체류형 대회 개최를 통해 선수단과 학부모 방문이 잇따르면서 침체됐던 지역경제는 연휴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양구군 식당 곳곳에는 어린 선수들이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런 효과를 기대하는 식당들도 ‘선수단 단체 식사 환영’ 등과 같은 현수막을 내걸고 손님을 맞이한다. 커피숍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몰리다보니 주문한 음료를 받기 위해 몇 분을 기다려야 한다.
또 빈 객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수준을 충족시킬 만한 객실은 일찌감치 예약이 완료된다. 이에 대해 양구군 관계자들도 “숙박 서비스 환경과 질을 더 높여 많은 분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체류할 수 있도록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초등테니스연맹 정성헌 회장은 “국제 규격의 테니스 코트를 비롯한 실내외 경기장이 있다. 계절과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대회 운영이 가능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양구군이 보여준 체계적인 행정 지원과 탁월한 개최 역량은 다른 지역 대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양구군과 함께 성장하는 유소년 스포츠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은 신뢰 덕분에 체육 행사나 전지훈련을 위해 양구를 찾았던 방문객들의 재방문율 또한 높아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는다. 재방문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은 생활인구로 발전될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지역 내 거주자(정주인구)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소비하는 생활인구의 유입은 양구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생활인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와 양구군의 협력 체계가 업그레이드 된다면 더 좋은 모범 사례도 만들어낼 수 있다.
신뢰를 쌓고 호평을 받으며 가시적 성과를 거둔 덕에 지역 곳곳에는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자신감도 묻어난다. 대회 중 화장실이나 실내 벽면과 실외 코트 등 곳곳에는 스포츠마케팅 만족도 설문조사 안내문이 부착됐고, ‘스포츠 모범업소’ 상호와 전화번호까지 소개한 홍보물이 붙어있다.
이를 접한 타 지자체 관계자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만족도나 군 차원에서 추천한 식당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하다. 이는 평소 담당 직원(공무원)들이 철저히 체크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찾아온 연맹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도 양구군 스포츠마케팅의 특징 중 하나다. 휴일임에도 단체장이 직접 대회장이나 행사장을 찾아 격려하고 불편사항까지 체크한다. 그러면서 양구 대학등록금 100% 지원 등 다양한 정책 홍보도 덧붙인다.
지난 3일 한국초등테니스연맹 꿈나무 시상식과 격려 만찬 참석 일정을 앞두고 집무실에서 만난 서흥원 양구군수는 “(테니스 등으로)정말 많은 분들이 양구군을 찾아 주셨다. 이곳에서 실력도 키우고 꿈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지에 들러 가족 단위로 힐링도 하길 바란다. 다양한 할인 혜택도 챙겨보시길 바란다”며 “연휴에도 우리 양구군은 만반의 준비를 하며 대회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렇게 해야 오신 분들이나 우리 지역 내 상인 분들 모두가 웃을 수 있고, 다음에 또 오시면서 생활인구가 될 수 있다. 생활인구가 늘다보면 자연스럽게 정주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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