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연일 문재인 때리는 새누리, 안철수엔 침묵 왜?


입력 2015.11.30 19:20 수정 2015.11.30 19:20        문대현 기자

당내 분란 막지 못하는 문재인에 집중포화

새누리 "문·안 싸움은 오히려 새누리에 호재"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연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야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인 문 대표를 미리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안·박' 연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국회에 각종 민생 법안과 선거구 획정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데도 불구하고 야당은 무책임하게 현안들을 내팽개치고 공천권을 갖고 당내 권력투쟁에 몰두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야당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당인지, 아니면 오로지 당내 권력기반 잡기 싸움에 몰두하는 정당인지 의심스럽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문 대표가 친노·친문세력과 본인의 입맛에 맞는 좌파 시민단체를 비례대표로 대거 공천하기 위한 여러 포석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권력투쟁 대신 현안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외면하면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할 것"고 경고했다.

이 대변인은 또 문 대표가 한상균 민주토총 위원장이 은신 중인 서울 조계사를 직접 찾은 것에 대해 "문 대표의 불법폭력집회를 옹호하는 듯한 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불법폭력집회를 주동한 범법자를 옹호하는 듯한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제1야당 대표가 범법자가 숨어있는 곳에 가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문 대표는 불법폭력집회를 주도한 범법자를 옹호할 것이 아니라 13만 경찰과 가족, 국민들께 경찰의 살인적인 폭력진압이라고 한 것에 대해 선 사과를 하는 것이 합당한 조치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 대표 때리기는 30일에도 계속됐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문 대표가 새정치연합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정부는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국가 경제를 살리겠다는데 어처구니 없는 면피용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황 총장은 "민생경제 법안을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는데 협조조차 안한 것이 야당"이라며 "부끄럽지 않나"라고 열을 올렸다.

전날 열린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문 대표가 "이 정부는 도대체 경제민생살리기에는 관심이 없는 정부와 같다. 정부는 남 탓 말고는 아무 역할이 없다"며 "우리 당이 박근혜정부의 민생파탄과 서민복지축소를 막아내고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자치·지방분권을 위한 지역예산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특히 '문·안·박 연대'와 관련해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한 견제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노근 의원이 박 시장의 정당 지도부 활동을 막는 내용의 개정안 발의를 예고한 것.

이 의원은 30일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 활동 제약을 규정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후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 지도부 제안은 물 건너갔지만 박 시장의 선거법 위반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지자체장들이 입법 미비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하고 자기 계파들을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행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여당 내 대표적인 '박원순 저격수'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야당의 반대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문·안' 다툼의 가장 큰 수혜자는 새누리당

이처럼 새누리당은 최근 '문·안·박 연대' 등 여러 근거를 들며 문 대표를 공격하고 있다. 또한 박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지적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여당이 지적하는 야당의 계파 갈등에는 안 전 대표도 한 몫하고 있는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여당 지도부나 대변인 논평에서는 '문재인 때리기'에만 열중할 뿐 안 전 대표를 향해서는 화살을 감추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야당의 차기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문 대표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으며 일찌감치 '흠집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을 포섭함과 동시에 내후년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큰 문 대표를 일찌감치 차단하려는 의미가 내포돼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문 대표에게 집중 공격이 가는 것은 현재 사태에 1차적 책임이 그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문 대표가 본인의 제대로 된 리더십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과의 협상도 원활하지 않고 당내 정리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박 시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유력 주자인 문 대표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긍정했다.

이와 함께 안 전 대표의 움직임이 새누리당으로서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안 전 대표도 여전히 차기 주자로 거론되긴 하지만 세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은데다가 초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특별히 직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력도 없지 않나"라며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와 부딪히는 것은 오히려 새누리당으로서는 호재다. 굳이 안 전 대표를 공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