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헬로비전 인수합병 여론전 참여...KT-LGU+ 맹비난

방통업계, 통신-미디어 융합 찬반 공방전 ‘치열’

“SKT 주장 해묵은 숙제...인수 합병과 관련 없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대해 설명하는 이형희 MNO총괄.ⓒSK텔레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 공식적으로 입을 열자, 경쟁사 KT와 LG유플러스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SK텔레콤이 기대하는‘경제적 효과’와‘글로벌 경쟁력’은 허울 좋은 설명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2일 통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을 통한 기대효과 및 미래 청사진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우선 SK텔레콤은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약 7조 5000억원의 생산유발 및 4만 8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미디어플랫폼을 구축하고 문화 콘텐츠 산업 진흥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MCN(멀티 채널 네트워크) 및 VOD(주문형 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뽀로로’ 등의 콘텐츠 성공 사례를 창출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업계가 우려하는 무선 시장 지배력의 알뜰폰 전이와 관련,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 부문장은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 대부분이 KT망을 쓰고 있어 양사가 합병해도 시장 점유율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망 전환의 경우도 고객 동의가 없으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용자 권익을 침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말장난’ ‘핑계’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섞어가며 맹비난에 나섰다. 특히, 양사는 SK텔레콤의 5조원 투자 및 고용 생산 유발 효과는 기존 투자액을 향후 계획으로 둔갑시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생산 및 고용 유발 효과도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KT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케이블TV(CATV) 투자를 대폭 강화해 UHD(초고화질) 확대 등 케이블망을 고도화 하겠다는 주장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이미 한국 케이블TV 방송협회는 2017년까지 기존 아날로그 방송의 100% 디지털 전환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고, 이는 양사 인수합병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또한 인수합병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KT측은 “CATV와 이동통신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이번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무관하다”며 “인수합병의 진짜 목적은 국내시장 가입자를 추가 확보해 매출과 점유율,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케이블 공짜 번들 정책으로 케이블 방송 시장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인수합병에 따른 콘텐츠 독점화로 국내 방송 콘텐츠 산업의 황폐화가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또 “SK텔레콤이 유망 콘텐츠 육성사례로 꼽은 ‘뽀로로’는 SK브로드밴드가 프로그램 제작단계부터 투자해 콘텐츠를 타 플랫폼에 제공하지 않고 독점한 대표 사례”라며 “방송통신 업계 전체가 SK텔레콤의 시장독점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1일 제출한 7만여장의 인가 신청서 내용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데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