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여당, 선거구 획정 놓고 '가시돋힌 설전'
8일 오전 여당 원내지도부 의장실 방문, 정의화 "새누리당 과해" 비판
정의화 국회의장은 8일 새누리당의 원유철 원내대표와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를 향해 "선거구획정 문제에 있어서는 새누리당이 좀 과하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원 원내대표는 조 원내수석과 의장실을 찾아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하루 밖에 남지 않아 우리 당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며 "서비스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야당과 합의해서 처리하기로 했는데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당내 상황은 그에 맞게 대처하고 국회는 국회대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의장님이 (야당을 향해) 권고도 해주시고 합의사항 이행할 수 있도록 건의 말씀 드리려고 찾아뵀다"고 설명했다.
조 원내수석도 "(야당과) 조율해서 중간 합의라는 게 나와 있어서 많이 진행돼 있는데 (야당의) 국회에 대한 태업"이라며 "야당이 아무 것도 안 하는 상태니까 정기회에서 이것을 놓치면 임시회에서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말을 들은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내년 4월 선거를 원만하게 치르기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거대 여당이자 형님인데, 형님이 너무 자기 당의 이익에 치우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당 소속으로 국회의장이 된 정 의장의 입에서 나온 발언치고는 이례적이었다. 정 의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선거구 획정 협상이) 만약 성사가 안 돼 김무성 대표가 주장하는 (지역구) 246석의 현재 방법으로 가면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며 "여러분이 정말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원 원내대표는 "간략하게 말씀 올리겠다"며 "이것은 양보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라고 대꾸했다. 앞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민식 의원이 언급한 문제를 정 의장에게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정 의장은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며 "지금 할 이유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선거구 획정을 하게 된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획정 관련한 논의가 집중돼야 하는데 자꾸만 제도를 연계시켜서 특정 정당에 유불리가 될 수 있는 걸 논의하면 정치적 논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의장은 "그건 다 지난 일"이라며 "의장은 여야 합의로 따라갈 수 밖에 입장이니 비슷한 이야기는 않겠다"고 물러섰다.
이후 정 의장이 자리를 뜨려하자 조 원내수석은 이를 가로막고 "선거구획정에 관해 의장의 권한이 굉장히 많다. 12월 15일까지 정개특위 기간이다. 의장님이 그 안에 (기간을) 연장 안 하겠다고 하면 (된다)"고 했고 정 의장이 "(야당이) 그 안에 안 하겠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되묻자 조 원내수석은 "그 안에 해야죠"라고 맞받았다.
이후 정 의장이 "자 내가 가봐야 한다"며 자리를 뜨면서 이들의 가시 돋힌 회동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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